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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사과하라" 시민 외침에 손 흔들고 떠난 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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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의 헬기 사격 사실을 부정하며 목격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90) 전 대통령이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출발했다.
전 전 대통령은 9일 오전 8시25분쯤 부인 이순자(82)씨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와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항소심 재판이 열리는 광주지방법원으로 향했다.
이날 전 전 대통령 자택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취재진 수십명과 유튜버,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한 중년 여성은 '전두환은 5·18 학살 및 헌정 유린과 국가폭력 만행을 즉각 참회하고 사죄하라'는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씨 부부가 자택 문을 열고 나서자 한 시민은 큰 목소리로 "전두환씨 대국민 사과하고 가시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그는 말 없이 손을 한 번 흔들고 미리 준비된 차에 올랐다. "발포 명령을 아직도 부인하나"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 취재진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해 11월 1심 재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으며, 지난 5월 항소심 재판이 시작된 뒤부터는 줄곧 건강상 이유를 들어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은 항소심 재판이 열린 지난달 5일 뒷짐을 지고 집 근처를 산책하는 모습이 본보에 포착되기도 했다.(관련기사: [단독] 뒷짐 지고 '뚜벅뚜벅'... 정정한 전두환, 골목 나들이) 그는 항소심 재판부가 "피고인 없이 재판할 수 있지만, 증거나 증인 신청 등에서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자 출석 의사를 밝혔다.
광주지법 형사1부(부장 김재근)는 이날 오후 2시 항소심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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