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反이재명 연대?... '검증단 설치' 공문 접수에 與 지도부는 난색

입력
2021.08.04 12:10
수정
2021.08.04 18:55
6면
구독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3일 충북 오송역에서 '오송 신수도권 비전선포식 및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3일 충북 오송역에서 '오송 신수도권 비전선포식 및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 간 공식 검증기구 설치 논의가 대선후보 경선 과정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검증기구 설치를 처음 제안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외에 이낙연 전 대표, 박용진·김두관 의원 등 4명은 동의한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검증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기구 설치에는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다. 당 지도부도 네거티브 공방 확전을 우려해 설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선주자 6명 중 4명은 '설치' 찬성

정세균 캠프는 4일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언회에 '대선주자들에 대한 검증기구를 설치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캠프 관계자는 "검증기구를 설치하는 것은 모든 후보들이 동의해야 하는 사안이 아니라 당 지도부가 결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7월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MBN과 연합뉴스TV 공동 주관으로 열린 본경선 1차 TV 토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7월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MBN스튜디오에서 MBN과 연합뉴스TV 공동 주관으로 열린 본경선 1차 TV 토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정 전 총리는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경선이라는 것은 결국 가장 흠이 없는 후보를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검증이 부실하면 결국 피해자는 국민이 된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경선 과정에서 나온 문제들이 제대로 검증이 안 돼 국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았나"라고 검증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날 이 전 대표와 김두관·박용진 의원은 검증기구 설치에 공감했다. 공교롭게도 당내 1위 주자인 이 지사의 음주운전 기록 논란이 불거진 날이라, '반이재명 연대' 차원의 움직임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과거에는 음주운전 초범의 경우 70만 원이 일반적이고 재범, 취소 수준의 폭음, 사고가 150만 원"이라며 재범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100만 원 미만 범죄기록 공개를 제안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일 오후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전=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2일 오후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전=뉴시스


설치돼도 인선 등 갈등 요소... 지도부는 선 긋기

이 지사는 전날 검증기구 설치 요구에 대해 "이재명의 과거를 지적하고 싶었을 텐데, 차라리 그 말씀을 하셨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변명의 여지가 없이 제가 음주운전을 한 사실은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지사 캠프 측은 지도부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검증단 요청이 이 지사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지사는 이날 TV토론에서 "검증 대상을 제한하지 말고 측근 비리나 역량 점검을 한다면 필요하다"며 사실상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추 전 장관은 "이제 와서 당헌·당규에 있지 않은 것을 만들어 티격태격하자고 하면 국민들이 짜증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당 지도부는 검증기구를 설치할 경우 검증 대상과 기구 인선 등을 둘러싸고 주자들 간 갈등 소지가 다분하다고 보고 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벌금) 100만 원을 기준으로 추가 확인하는 것은 정치적 자질 공방까지 가는 것이므로 그런 결정을 지도부가 내릴 것 같지는 않다"며 "별도의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정세균 캠프 대변인인 장경태 의원은 "6명의 후보 중 4명이 동의했다. 당과 여타 후보들은 즉각 검토 후 수용해달라"고 거듭 압박했다.

신은별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