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참지 못하는 사람

입력
2021.08.04 19:00

편집자주

‘네 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는 말은 사주팔자에서 연유됐다. 생활 속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말과 행동, 관습들을 명리학 관점에서 재미있게 풀어본다.


©게티이미지뱅크


말(言)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솔직하거나 뒤끝이 없다기보다 그저 하고 싶은 말을 못 참는 거다.

대체로 성격도 급해 정무적 판단이나 계산된 발언이 힘들다. 즉각적으로 반응해 설화(舌禍)가 잦다. 다만 잘못된 생각에서 나오는 망언과 막말과는 결이 다른 말실수다.

같은 말도 비유나 은유보다는 직설적이다. 당연한 말도 기분 나쁘게 한다. 독설로 해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다. "옳은 말보다는 입에 발린 말을 한다"는 처세와는 거리가 멀다.

3자들은 대리만족을 느낀다. 사이다 발언으로 칭찬을 받기도 한다. 특히 말을 직업으로 삼는 정치인들은 더욱 유혹을 느낀다. 독하게 말을 할수록 비슷한 성향의 팬덤이 생기고 결속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더 멀어진다.

말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말을 하다 보면 ‘더 세게, 더 험하게’ 된다.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는 속담이 틀린 말이 아니다. 말 때문에 공(功)과 덕(德)을 잃는다.

이러한 기질은 고치기 힘들다. 타고나기 때문이다.

사주(四柱)에 상관(傷官)이 있는 사람들이 그렇다.

관(官)은 체제, 제도, 규범, 권위, 기득권 등으로 순응과 복종을 의미한다. 상(傷)은 이러한 관에 대항하고 심지어 깨려는 성질이다.

상관은 비상한 머리에 화술이 뛰어나다. 기본적으로 반발심이 강하고 때로는 교만하고 무례하다.

사주의 팔자(八字) 중 주체인 일간(日干, 생일 위 글자)의 오행(五行, 木‧火‧土‧金‧水)이 목(木)일 경우, 나머지 일곱 글자에서 목이 도와주는(生) 화(火, 木生火)가 식상(食傷, 食神‧傷官)이다. 이 중 일간과 음양(陰陽)이 다른 오행 화가 상관이다.

일간이 갑(甲)일 때 60갑자 위 글자 천간(天干)에 정(丁), 아래 글자 지지(地支)의 오(午)가 상관이다.

상관은 그 기운을 억제하는 인성(印星, 水剋火)이나 기운을 빼주는 재성(財星, 火生土) 등이 중화(中和)된 사주일 경우 공동체 발전의 주역이 되기도 한다.

부조리한 것에 맞서고 약자를 대변하기 때문이다.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것이 이런 경우다.

하지만 이렇게 훌륭한 사주가 정치인이 될 리도, 정치판에서 살아남을 수도 없을 것이다.

선거철이 다가올수록 ‘말 전쟁’은 심해진다. 막말과 잦은 실언, 독설 등으로 인격과 자질이 검증된다. 예로부터 인물을 선택하는 네 가지 조건인 신언서판(身言書判)에서 두 번째가 ‘말을 잘할 줄 아는가’였다. 정책에 앞서 말로써 지지율이 달라진다.

유교 문화권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말조심을 강조했다.

공자는 신중한 언어를 군자의 덕목으로 꼽았다. 심지어 말을 조심스럽게 하는 제자 남용을 조카사위로 삼을 정도였다. 삼복백규(三復白圭) 고사가 여기서 유래했다.

진(晉)나라 사상가 부현(傅玄)은 “병은 입으로 들어오고, 화는 입에서 나온다(病從口入 禍從口出)”고 했다. (‘구명(口銘)‘)

’침묵은 금‘이라는 시대는 지나갔다. 하지만 ‘말’이 중요한 것은 동서고금에 차이가 없다.

“우둔한 자의 입은 그를 파멸시키고 입술은 그를 옭아맨다.” “여호와여 내 입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 (‘성경’)

불교 잡보장경(雜寶藏經)에 “부드럽고 다정한 말로 상대방을 감동시키고 즐겁게 한다”는 구절이 있다. 돈 없이도 베풀 수 있는 무재칠시(無財七施) 중 하나가 말로 하는 '언시(言施)’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은 진리다.

전형일 명리학자·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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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일명리학자·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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