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5명, 기준금리 인상에 '공감대'... 한은, 금리 8월에 올리나?

입력
2021.08.0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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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 중 5명이 '금리 인상' 공감대 형성
소수의견 "과도한 신용 버블, 경기 악화"
다른 위원들도 "늦지 않은 시기" 인상 예고
'금리 인상 인내심 가져야' 의견도 나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로 동결했다.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로 동결했다. 한국은행 제공

지난달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6명 중 5명의 위원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금통위는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한국은행이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이유다.

한은이 3일 공개한 ‘2021년 14차 금통위 의사록(지난달 15일 개최)'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 위원 6명 중 5명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결론적으론 현행 0.50%인 기준금리 동결에 찬성하긴 했지만, 대다수 의원은 조만간 통화정책을 조율할 수 있다는 '매파'적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가장 매파적 입장을 드러낸 이는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개진한 고승범 위원이다. 고 위원은 최근의 가계부채 증가,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흐름 등을 봤을 때 금융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 위원은 “그동안의 역사적 경험을 보면 많은 경우, 과도한 신용은 버블의 생성 및 붕괴로 이어져 실물경기를 악화시키곤 했다”며 "현시점에서는 금융 안정을 확고히 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동결에 한 표를 던진 다른 위원들도 고 위원 발언에는 공감했다. A 위원은 "금융시장 전반의 불균형 확대는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을 약화시켜 대내외 충격에 우리 경제를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가까운 시일 내에 일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 위원도 "금융부문에서 유례없는 레버리지와 위험 선호 성향이 심화되는 모습”이라며 "통화정책 완화 기조의 조정을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에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C 위원은 "가계부채의 안정은 통화정책이 아니라 금융건전성 정책으로 대응해야 하며, 인내심을 갖고 이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는 백신 접종이 충분히 이루어진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시장은 대다수 위원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한국은행이 이르면 이달 기준금리를 현행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4차 확산세로 경기 회복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어, 한은이 상황을 지켜본 후 10월 이후 기준금리 인상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다음 달 금통위 회의까지 확산세가 지속된다면 금리 인상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면서도 “한국은행의 그간 기조를 살펴봤을 때 향후 확진자 수가 감소한다면 연내 금리 인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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