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 딴 여서정 아빠 여홍철 "체조 더 빨리 시킬 걸 그랬죠"

입력
2021.08.02 14:30
수정
2021.08.0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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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홍철 "서정이 6세 때 처음 체조선수 되고 싶다고"
"어린 마음에 그런 줄 알아...2년 더 빨리 시킬 걸"
"신기술 하나 더 연습 중...파리올림픽 금메달 기대"

한국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 선수 여서정이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전에서 1차 시기를 마친 뒤 활짝 웃고 있다.

한국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 선수 여서정이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승전에서 1차 시기를 마친 뒤 활짝 웃고 있다.

한국 여자 기계체조 사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안겨준 여서정(19)의 성과에 대해 아버지 여홍철 경희대 교수가 2일 "서정이가 체조하고 싶다고 했을 때 반대하지 말고 더 빨리 시켰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서정은 전날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종목에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 교수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서정이가 체조를 하고 싶다고 할 때가 6세쯤 됐었다"며 "그저 나이가 어리고 아빠 엄마가 체조 관련 일을 하며 경기장에 자주 가니까, 체조선수를 보면서 그런 마음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해 처음에는 반대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여 교수는 이어 "그런데 1년, 2년이 지났는데도 체조선수가 되고 싶다고 해서 '진짜 체조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게 본인의 의지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생각하면 그때 더 빨리 시작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며 "한 2년 정도 전에 제가 그 이야기를 빨리 캐치해서 체조를 시켰다면 어땠을까 생각을 하기도 한다. 미국이나 유럽 선수들은 보통 5, 6세 때 체조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여홍철(오른쪽) 경희대 교수가 1일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종목에서 딸이자 국가대표인 여서정이 동메달을 따자 환호하고 있다. KBS 화면 캡처

여홍철(오른쪽) 경희대 교수가 1일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종목에서 딸이자 국가대표인 여서정이 동메달을 따자 환호하고 있다. KBS 화면 캡처

여 교수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도마 종목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90년대 당시 세계적인 체조선수로 명성을 떨쳤다. 여 교수의 아내 김채은씨도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동메달 등 메달리스트다.

여서정은 부모의 운동 실력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도마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연달아 도마에서 동메달을 따며 명실공히 이 종목 세계적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번 올림픽 도마 결승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여' 기술(난도 6.2)로 1차 시기 15.333이라는 높은 점수를 얻으며 기술도 알렸다. 1차 시기 점수는 이날 결승에 진출한 선수들이 1, 2차에서 받은 점수 중 가장 높았다.

여서정은 2차 시기에서 난도 5.4로 비교적 쉬운 기술을 선택했으나 착지 동작에서 약간 흔들리면서 14.133의 점수를 얻었다. 최종 순위는 1, 2차 시기 점수의 평균 점수로, 여서정은 14.733을 받았다.


한국의 여서정이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여서정이 1일 오후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여 교수는 딸의 2차 시기 점수가 조금 아쉬웠다며 "전날 통화를 했는데 왜 2차 시기 때 착지가 그랬냐고 물어보니, 자기도 조금 설레는 마음에 더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했는데, 그것이 2차 시기 때 기술이 (오히려) 너무 잘 돼서 그런 부분(착지에서 약간 움직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여 교수는 "2024년 파리올림픽까지 가고 싶다고 도쿄올림픽 가기 전에 이야기했었다"면서 "신기술을 하나 더 연습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완성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이야기를 잘 안하는데, 만약에 신기술이 완성된다면 주위에서도 파리올림픽에서 더 금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며 "만약 다음 올림픽까지 갈 생각이 있다면 자만하지 말고 자신의 목표대로 금메달의 꿈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부모로서, 체조계 선배로서 조언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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