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와 폭염에 살길은 '배달'...손님 직접 찾아가는 카페들

입력
2021.07.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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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빙수류, 시즌 음료 배달 급증
카페들 배달 매장 늘리고 마케팅 강화

이디야커피 매장에서 배달기사가 직원에게 배달할 커피를 넘겨받고 있다. 이디야커피 제공

이디야커피 매장에서 배달기사가 직원에게 배달할 커피를 넘겨받고 있다. 이디야커피 제공

카페에서 마시거나 테이크아웃 위주였던 커피도 배달 주문이 급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뒤 재택근무가 다시 늘고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다. 오프라인 매장 손님이 줄자 카페 브랜드들도 '집콕족'을 겨냥한 여름 메뉴를 출시하는 등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며 살길을 찾아 나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의 이달 1~21일 3주간 배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배 늘었다. 옥수수바 팝콘 빙수, 베리바 망고 빙수 같은 빙수 제품과 여름 시즌 음료 등 더위를 달래주는 메뉴 위주로 판매율이 올라갔다.

2018년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이디야커피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된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1주일간 배달 매출이 전주 대비 19% 증가했다. 1인 가구를 겨냥해 출시한 '1인용 빙수' 2종도 배달 매출 증가에 일조했다. 1인용 빙수는 5,000원대 부담 없는 가격으로 지난달에만 35만 개 이상 팔린 제품이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최근엔 30도를 웃도는 폭염과 국지성 호우가 반복되면서 배달 커피를 찾는 수요가 더 증가했다"고 전했다.

통상 카페들은 비싼 임대료를 감수하더라도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좋은 곳을 차지했지만 거리두기가 강화된 상황에선 이런 상권이 되레 취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페들도 생존을 위해 일제히 배달 비중을 확대하면서 커피 업계마저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분위기다.

오프라인 사업을 고집하던 스타벅스까지 뒤늦게 배달 시장에 뛰어든 것은 이런 변화를 상징한다. 스타벅스는 올해 배달 매장을 120여 개로 늘렸다. 다음 달에는 자동차 브랜드 미니코리아와 손잡고 고객에게 직접 찾아가 출시 음료를 제공하는 행사도 연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하면 자체적인 배달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대형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임대료를 걱정하는 소규모 카페나 디저트 가게들도 배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소비가 회복되도 편리함에 익숙해진 소비자를 중심으로 커피 배달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커피는 단가가 낮은 메뉴 특성상 배달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 카페들은 고객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마케팅을 강화 중이다. 여러 배달앱을 통해 일정 금액을 구매하면 3,000원 상당의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식이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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