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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애호박 '눈물의 폐기' 소식 전해진 다음 날… 112톤 주문 폭주

입력
2021.07.26 13:35
수정
2021.07.26 17: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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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로 잃어 갈아 엎게 된 사연에
전국에서 온라인 주문 이어져
최문순 군수 "조금만 더 관심을"

25일 강원 화천군 간동면 도송리에서 농민들이 애호박을 산지 폐기하고 있다. 강원지역 농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애호박 판로가 막혀 가격이 폭락하자 산지 폐기를 결정했다. 연합뉴스

25일 강원 화천군 간동면 도송리에서 농민들이 애호박을 산지 폐기하고 있다. 강원지역 농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애호박 판로가 막혀 가격이 폭락하자 산지 폐기를 결정했다. 연합뉴스

국내 애호박 주산지인 강원 화천군에서 판로를 잃은 밭을 갈아 엎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에서 주문이 폭주했다.

26일 화천군에 따르면 25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112톤의 애호박 주문이 밀려들었다. 이틀간 화천군이 직영하는 농산물 온라인 쇼핑몰인 스마트 마켓에서 1만 상자를 비롯해 우체국 쇼핑몰에서도 4,000상자가 모두 팔렸다.

이는 8㎏(6,000원) 기준으로 화천에서 일주일간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시장에 출하하는 물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정부와 농협이 폐기하기로 했던 213톤의 절반 이상이 하루 사이 판매된 것이다.

현재 출향 군민들이 소비 운동에 가세한 상황이라 판매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화천군은 산지 폐기 물량을 조금이라고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민들이 자식처럼 기른 애호박을 폐기한 건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4% 늘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급식 중단 등으로 판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이달 화천산 애호박 한 상자(8㎏) 소매가격은 3,800원대로 지난해의 40%에 미치지 못했다. 눈물을 머금고 밭을 갈아 엎게 된 이유다. 산지 폐기에 따른 보상금은 상자 당 5,200원으로 농사비용을 겨우 건지는 수준이다.

최문순 군수는 "많은 분이 농가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여전히 어려운 상황인 만큼 화천산 애호박에 지속적인 관심과 구매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25일 강원 화천군 간동면 도송리에서 농민들이 애호박을 산지 폐기하고 있다. 농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애호박 판로가 막혀 가격이 폭락하자 산지 폐기를 결정했다. 연합뉴스

25일 강원 화천군 간동면 도송리에서 농민들이 애호박을 산지 폐기하고 있다. 농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애호박 판로가 막혀 가격이 폭락하자 산지 폐기를 결정했다. 연합뉴스


춘천=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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