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뒤 밀실에 남녀 20명… 거리두기 최고 단계에도 불법영업 여전

입력
2021.07.25 17:00
수정
2021.07.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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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경찰, 23일 유흥가 일제 단속
의정부 대형업소 단속하자 밀실로 숨어
고양에선 버젓이 룸에서 술마시다 적발

23일 오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도 불구, 불법 영업을 하다 적발된 의정부시 한 유흥주점. 여성 등 20여 명이 밀실에 숨어 있다 경찰이 들이닥치자 얼굴을 가린 채 앉아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23일 오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도 불구, 불법 영업을 하다 적발된 의정부시 한 유흥주점. 여성 등 20여 명이 밀실에 숨어 있다 경찰이 들이닥치자 얼굴을 가린 채 앉아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도 불구하고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유흥주점의 불법 영업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업소는 유흥접객원으로 보이는 여성과 손님을 대형 냉장고로 가린 밀실공간에 숨겼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23일 경기 의정부시, 고양시 등 관할 지역 유흥가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벌여 유흥주점 6개소, 42명을 적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날 단속에는 경기북부 자치경찰위원회와 경기도, 각 시군 지자체, 소방 등 총 435명이 나섰다.

경찰이 첩보를 받고 의정부시 대형 유흥주점을 덮친 건 23일 오후 11시 30분.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따른 단속을 알렸음에도 문을 열어주지 않자 경찰은 소방당국의 협조를 받아 문을 강제 개방한 후 안쪽으로 진입했다. 각 룸에는 손님과 유흥접객원이 바삐 자리를 빠져나간 듯 먹다 남은 술과 안주, 휴대폰 등이 테이블 위에 남아 있었다.

업주는 경찰의 추궁을 받고 창고 한쪽 벽면에 냉장고로 가려진 밀실, 이른바 ‘비밀 대피공간’ 위치를 실토했다. 경찰이 냉장고를 치우고 문을 열자 컴컴한 밀실에는 남성과 유흥접객원으로 보이는 여성 등 20여 명이 얼굴을 가린 채 앉아 있었다. 경찰은 이들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비슷한 시각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에서는 전화 예약을 통해 손님들을 은밀히 출입시킨 업소가 적발됐다. 단속 당시 각 룸에는 유흥접객원 여성과 남성이 두세 명씩 짝을 맞춰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단속 카메라엔 이들이 마스크를 벗고 앉아 있는 모습도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은 여종업원 7명과 남성 4명 등 모두 11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또 성매매 대금을 선불금으로 받아 영업한 사실을 확인, 업주 등을 성매매처벌법 위반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수도권을 비롯해 비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보다 더 조심해야 하는 때”라며 “유흥시설 대상 불법 영업 행위가 근절될 때까지 집중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합동 점검에 나선 신현기 경기북부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은 “경기도와 경찰의 긴밀한 협력으로 코로나 확산 방지에 조금이나마 일조한 점검이었다”며 “앞으로도 도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자치경찰위원회가 마중물이 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흥주점 등 주로 심야에 운영하는 고위험 유흥시설 밀집지역을 권역별로 분류, 다음 달 말까지 일제 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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