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고 제주서 농사짓는 ‘가짜 농부’ 찾아낸다

입력
2021.07.25 15: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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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외지인 소유 농지 이용실태 집중점검
호화 농막 등 농지법 위반 행위도 조사

제주 서귀포 남원읍 한 감귤원에서 감귤을 수확하는 모습. 제주도농업기술원 제공

제주 서귀포 남원읍 한 감귤원에서 감귤을 수확하는 모습. 제주도농업기술원 제공

제주도가 외지인 또는 농업법인 소유 농지의 이용 실태를 집중 점검한다. 투기 등을 노린 불법 농지 매입을 단속하고,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에 따른 농지 관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제주도는 26일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최근 10년 이내 도외 거주자가 상속 또는 매매로 취득한 농지(3,826㏊)와 농업법인 소유 농지(1,198㏊) 등 농지 4,934㏊를 대상으로 이용 실태를 조사한다고 25일 밝혔다.

도는 이번 조사에서 해당 농지에서 실제 농업 경영이 이뤄지고 있는지, 무단 휴경이나 불법 임대차는 없는지를 집중 점검한다. 아울러 농막(농지에 설치한 이동식 주택) 설치 현황도 조사한다. 최근 ‘호화 농막’을 지어 주거용으로 쓰거나 농지 전용허가(협의) 없이 진입로나 주차장을 조성하는 등 농지법 위반 행위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법인 소유 농지의 경우 업무집행권자의 농업인 비중, 출자한도 등 농지 소유 요건을 준수하는지를 중점 조사한다.

도는 이번 점검에서 농지법 위반행위가 적발되면 청문 절차 등을 거쳐 농지 처분 행정조치를 내리고 수사기관에 고발할 방침이다. 홍충효 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앞으로도 실태 조사를 강화해 농지법 위반 사례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앞서 2015년부터 농지 관리 체계를 대폭 강화했지만, 투기 목적으로 추정되는 외지인의 농지 매입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앞서 2017~19년 정기 실태조사에선 도외 거주자 1,488명이 농사를 짓지 않는 ‘가짜 농부’로 확인됐다.

제주=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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