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실종자 44명 찾아낸 인명구조견 2마리 동시 은퇴

입력
2021.07.25 10:40
수정
2021.07.25 13:20
구독

경북소방본부 구조견 제우스·민국
23일 현역 은퇴 일반 가정에 분양
3년 연속 인명구조견대회? 단체 1위

인명구조견 제우스(왼쪽)와 민국이 23일 경북소방본부 119특수구조단에서 목에 꽃다발을 걸고 핸들러와 함께 은퇴식을 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인명구조견 제우스(왼쪽)와 민국이 23일 경북소방본부 119특수구조단에서 목에 꽃다발을 걸고 핸들러와 함께 은퇴식을 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7년여 동안 44명의 실종자를 찾아낸 경북소방본부 119특수구조단 소속 인명구조견 ‘제우스’와 ‘민국’이가 지난 23일 ‘전역’했다. 민간에 일반 분양된 이들 두 마리 인명구조견은 험한 수색 현장을 떠나 반려인과 함께 여생을 보내게 된다.

25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번에 은퇴한 인명구조견 중 제우스는 2014년, 민국은 2015년 119특수구조단에 배치됐다. 제우스는 검정색 래브라도 리트리버, 민국은 셰퍼드 종이다. 둘 다 생후 2년 가까이 특수 훈련과 까다로운 인증 평가에 합격한 뒤 인명구조견 반열에 올랐다. 이후에도 2년마다 정기적으로 구조능력 평가를 받았다.

제우스는 지난해 9월 경북 구미시 산속에서 실종 하루가 지난 88세 어르신을 수색 시작 2시간 만에 무사히 찾아내 주목을 받았다. 전날 집을 나섰다 들어오지 않았던 어르신은 발견 당시 탈진 상태였지만 큰 이상은 없었다.

제우스와 민국은 7년여 동안 500여 차례 출동해 44명을 찾아냈다. 구미 어르신처럼 무사히 구조한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숨진 채 발견하는 안타까운 일도 많았다.

특히 이들은 해마다 실시하는 소방청장배 전국 구조견 경진대회에서 2019년까지 3년 연속 단체전에서 우승하는 등 119특수구조단 안에서도 ‘명견’으로 인정 받고 있다.

지난 23일 은퇴식에서 핸들러 권우규·박성훈 대원은 동고동락한 제우스, 민국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가정에서 사랑받는 반려견으로 행복하게 살아가길 기원했다. 특히 2015년 배치 후 하루도 떨어지지 않았던 박성훈 대원은 그 동안의 소회를 담은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구조단에는 3마리의 인명구조견과 3명의 핸들러가 1대 1로 조를 이뤄 3교대로 근무한다. 핸들러와 구조견의 사이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

제우스와 민국의 빈자리는 ‘해찬’과 ‘하늘’이 이어 받았다. 해찬은 2018년 3월생 셰퍼드로 재난 1등급과 산악 2등급 자격이 있다. 하늘은 2018년 10월 태어난 마리노이즈로 재난 및 산악 모두 1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이제 다른 대원을 핸들러로 맞아 호흡을 맞추게 된다.

김종근 경북소방본부장은 “앞으로도 구조견 사육 관리와 교육훈련에 철저를 기해 119 구조견들이 최상의 수색 구조능력을 유지하고 도민 안전 확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광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