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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20대 여성 죽음에 주목하자" 릴레이 발언 나선 지방의원 12인

입력
2021.07.22 06:00
수정
2021.07.22 09:31


편집자주

‘허스토리’는 젠더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뉴스레터입니다. 매주 목요일 오전 8시 발송되는 뉴스레터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메일로 받아보시면 풍성한 콘텐츠, 정돈된 화면, 편리한 링크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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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이 위험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 곳곳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위기는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에 더욱 가혹했습니다. 팬데믹 기간 내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취약한 산업에 몸 담아야 했고, 삶의 안정성이 흔들렸으며, 성차별·성범죄로 안전감각을 누릴 수 없는 20대 여성은 그 어느 집단보다 혹독한 시간을 건너고 있습니다.

통계 수치가 보여주는 이상 징후는 명확합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자살시도자 중 20대 여성의 비율이 32.1%에 달했는데, 이는 전 세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코로나 1년 동안 국민 정신 건강을 살피기 위해 복지부가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도 20대 여성은 7.1점(27점)으로 가장 우울한 집단이었습니다.

이에 전국 곳곳 광역·기초 의회에서 '20대 여성 자살'에 대해 경각심을 높이고 정치의 역할을 촉구하기 위한 릴레이 발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황은주 대전 유성구의원을 시작으로 이달까지 기초·광역의회 의원 12명이 나섰습니다.

한국일보 젠더 뉴스레터 '허스토리'와 영상 채널 '프란'은 지방의회 곳곳에서 20대 여성 살리기 발언에 나선 이들의 발언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들었습니다. 지금 왜, '20대 여성의 죽음'에 주목해야 하는지.


대전 유성구의회 화면 캡처

대전 유성구의회 화면 캡처


황은주 대전 유성구의원 (4월 19일)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정신건강 악화와 자살 증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을 겪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이로 인한 각종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증이 증가해 정서적 위기를 겪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2020년 12월 보건복지부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의하면, 우울 위험군은 20%로 나타나 2018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였던 3.8%에 비해 다섯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자살생각률 역시 13.4%로 2018년 성인 자살생각률 4.7%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유성구의 경우, 2017년 이래 자살사망자 수는 계속 증가하여 2017년 61명에서 2019년 79명으로 30%가 증가하였습니다.

(...) 마지막으로 특히,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새롭게 떠오른 자살위험군이 있습니다. 20대 여성과 청소년입니다. 국내 코로나 확산이 시작된 2020년 1월부터 8월 기간 동안 전국 자살률은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43% 급증하였으며 20대 여성의 자살시도자가 전체의 32.1%로 전 세대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을 위한 특화된 프로그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입니다. ‘다함께 더 좋은 유성’은 가장 불행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려는 노력을 할 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구청장님과 관계공무원의 관심을 당부 드리면서, 심리방역대책에 대한 구청장님의 실행 가능한 구체적인 답변을 기대합니다.

서울 성동구의회 화면 캡처

서울 성동구의회 화면 캡처


황선화 서울 성동구의원 (5월 17일)

조용한 학살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실에서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된 자료를 보면 2019년 상반기 자살한 20대 여성은 207명, 2020년 상반기 자살한 20대 여성은 296명입니다.

20대 여성 자살률이 4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2020 건강투자 인식조사’에서 20대 여성 56.7%가 코로나 블루를 경험하였다고 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대 여성의 우울증 진료건수는 '여성 연령별 우울증 진료인원 현황'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대비 2020년 상반기 20대 여성 우울증 진료는 12만4538건에서 17만2677건으로 5만건 이상이 늘어나 38.7% 증가했습니다.

이미 많은 여성들은 기본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긴장과 우울의 연속입니다. 공공 화장실을 들어갈 때 혹시 몰래카메라는 없는지 누가 휴대폰 촬영은 하고 있지 않은지를 살펴야 합니다. 결혼을 할 때면 직장을 계속 다녀도 되는지 그만두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직장 내 보이지 않는 성차별과 소외와 강남역 사건과 같은 각종 여성 혐오 범죄, 데이트 폭력 · 스토킹 등에 대한 노출은 심리적으로 엄청난 위축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20대 여성들은 현재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특히 취업 및 지속 가능한 일자리에서 제일 먼저 소외되고 있습니다.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로 내몰리고 이로 인해 극도로 생존의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자존감은 바닥까지 무너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0년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여가부는 이와 관련한 실태조사를 속히 실시하고,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20대 여성에 대한 실업과 우울증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세균 전 총리 또한 2020년 11월 20·30대 여성의 경우 일자리 상실, 우울과 고립감 심화 돌봄 부담감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런 현실에서 이들에 대한 심리적 안전망을 촘촘하게 갖추고 필요한 도움을 제때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보강할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통계청에서도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그 어디에서도 조용한 학살인지 자연스러운 죽음인지 또는 죽음의 시도인지 20대 여성들 자살시도와 자살률의 연구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급한 대로 ‘응급실 자살시도 대상 조사’만이라도 연구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동구에는 정신건강증진 센터가 있습니다. 또한 모든 지자체에는 의무적으로 성인지 예산이 편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주도적으로 구의 사업이나 조례에 여성에 대해 따로 결과치를 추출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대별 구분은 당연히 없습니다. 매년 행정사무감사 때마다 성인지 예산을 형식적으로 편성되지 않게 지적하고 있지만 잘 변화되지 않습니다.

그림자 시민으로 살아가는 여성!
그중에서도 현재 지역에서 수치조차 찾기 힘들고 정부에서 연구결과조차 없는 20대 여성들!
세월호가 생각납니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사람들!
어쩌면 제가 피해의식적인 과한 적용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사회는 함께 손잡고 그 원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5분 발언을 준비하며 그 어느 곳에서도 연구가 없는 슬픈 20대 여성들에 대해 위로와 격려를 보냅니다.

서울 은평구의회 화면 캡처

서울 은평구의회 화면 캡처


신윤경 서울 은평구의원 (5월 25일)

(...) 늘어나고 있는 20대의 자살예방을 위하여 고등학생과 대학생 및 사회 초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 및 심리지원 서비스도 확대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통계자료는 2020년 우리나라에서 자살시도로 응급실에 내원한 20대 여성은 전년 대비 33.5% 늘어 4607명에 이르고 있고, 지난해 전체 자살 시도자 가운데 20.4%가 20대 여성이었습니다. 다른 연령대와 성별을 통틀어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이 20대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른 연령대에 미치는 영향보다 훨씬 가혹하다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이제라도 청소년과 고독사, 50대 남성 등에게 초점을 맞춰왔던 자살예방에 대한 대책이 정책의 사각지대에서 외롭게 신음하고 있는 여성들에게도 맞춰져야 할 것입니다. 국가에서도 응급실 기반 자살 시도자 사후관리 사업, 자살 유족 지원체계 확충, 자살예방 서비스 체계의 체계적 개편, 사회 내 자살 위험요인 지속 관리 등의 사업을 계획하고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 관악구의회 화면 캡처

서울 관악구의회 화면 캡처


주무열 서울 관악구의원 (5월 27일)

(...)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성의 삶을 긴급히 살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몇 년 전 강남역 살인사건이 있었습니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남성이 화장실에서 한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을 두고 '여성 혐오 범죄다' '단순 강력범죄다'라며 아내와 의견을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여자라서 죽었다’는 구호로 수만 명씩 모여 집회가 열리고 그 후 청년들은 남과 여로 나뉘어 여러 논쟁들이 벌어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학습한 것은 ‘여성이 느끼는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남성이 상상하는 그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안전에 대한 위협을 수시로 받으며 자라왔고 그러한 위협은 성인 되어서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어두운 길거리나 인적이 드문 곳은 남성인 저에게는 위협이 되지 않지만 여성인 저의 아내에게는 항상 매우 위험한 곳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신림동에서 성폭행 미수 사건이 있었습니다. 귀가하는 여성을 남성이 쫓아가 집에 들어가는 여성을 간발의 차로 놓치고 문을 두드리는 장면이 CCTV에 잡혀 전 국민을 기겁하게 만들었습니다. 경찰에게 물으니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나며 보통 여성이 그곳에서 이사하면서 관할 사건이 종결된다고 합니다. 높은 빈도의 위협은 높은 확률로 한 사람의 삶이 큰 충격을 남깁니다.

코로나 이후 20대 여성의 자살률이 43% 급증했습니다. 56.7%의 여성이 코로나로 인하 우울증을 경험했습니다. 청년 남성의 일자리가 3만 개 사라질 때 여성의 일자리는 10만 개씩 사라졌습니다. 코로나는 모두에게 평등한 질병이 아닙니다. 모든 사회적 재앙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 가혹하게 다가옵니다. 여성에게도 그렇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보궐선거에 참패했고 20대 남성의 마음을 잡지 못한 것이 그 주된 이유라고 언론에서 말합니다. 상대당의 어떤 인사는 그것을 세몰이 하여 당 대표가 되는 듯합니다. 그가 TV에 나와서 그동안 과했던 페미니즘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며 인터넷의 수많은 남성들은 거침없이 공격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것이 비합리에 대한 지적이라고 주장하겠지만 그것은 빠르게 위력을 만들어 여성에게 불합리한 압력을 가할 것입니다.

관악구는 매년 초 설문 결과를 발표합니다. 대부분의 지표가 대동소이한 가운데 여성이 느끼는 안전과 관련한 지표만 눈에 띄게 떨어져 자료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고민하고 있던 차에 관악구청에는 ‘여성친화도시’선정 현수막이 거대하게 걸렸습니다. 예산을 들여 여성안심벨 설치를 하겠다고 하여 범죄가 많이 일어난 곳을 중심으로 계획을 세워달라 부탁했다가 범죄정보는 구청이 알 수가 없다는 답변을 현장에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사무실에는 성인지 예산서가 있는데 그것으로 무엇을 분석할 수 있는지는 가늠이 안 됩니다.

지금 관악구에는 여성주의가 필요합니다. 틀에 박힌 주장 말고 여성의 삶 속에서 어려운 점을 보다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게 필요하다는 겁니다. 여성이 더 많이 죽고 있습니다. 더 많은 일자리를 잃고 있고 더 많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더 많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전에도 그랬지만 코로나 이후로 더욱 그렇습니다. 행정을 위한 행정이 아니라 여성을 위한 행정을 고민합시다. 며칠 전 스마트 정보과 관제팀장님과 행정에 꼭 필요한 범죄정보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 다각도로 회의했던 일이 있습니다. 구할 수 없다고 말하기 보다 함께 계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걸었던 거대한 현수막에 부끄럽지 않도록 함께 힘을 모읍시다.

경기 성남시의회 화면 캡처

경기 성남시의회 화면 캡처


유재호 경기 성남시의원 (6월 1일)

(...) 특히 이번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새롭게 떠오른 자살 위험군이 있습니다. 20대 여성과 청소년입니다. 2020년 1월부터 8월까지의 전국 자살률은 2019년 대비 43% 급증하였으며 20대 여성의 자살시도자가 전체의 32.1%로 전 세대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을 위한 특화된 프로그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입니다. 적극적인 관심과 연구를 통해 심리 방역과 자살예방 프로그램 개발 등 사전적 예방체계를 구축한다면 힘들어하고 있는 시민들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 강동구의회 화면 캡처

서울 강동구의회 화면 캡처


진선미 서울 강동구의원 (6월 2일)

5분 발언을 준비하며, 해당 부서에 다음과 같은 자료 요청을 하였습니다.
자살 위험군·위기계층 발굴을 위한 실태조사, 현황 파악 및 원인 분석.
"답변, 시행하지 않음."
국가건강검진 우울증 검사 결과 위험군으로 분류된 강동구 20대들 현황.
"답변, 관련 자료 없음."
지역 건강보험공단 치료 연계 및 업무협약 현황.
"답변, 업무협약 없음."
강동구 20대 저·중소득 취약계층 대상으로 정신건강 검사 현황.
"답변, 관련 자료 없음."

기본적인 자료를 요청하였지만, 대부분의 자료를 받지 못하였습니다. 우리 강동구에는 “강동구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조례”가 있습니다. 이를 제정함에 따라 정책을 의무화했지만, 실제 행정은 이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통계가 없다는 것은 대책도 없다는 뜻 아닐까요? 강동구에는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지만, 이곳에서도 데이터조차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매년 행정사무감사 때마다 조례에 명시된 계획이나 사업을 수립해서 시행하는지 체크하고 있지만 잘 변화되지 않습니다.

(...) 최근 커뮤니티에 떠도는 말 중에 슬픈 말이 떠오릅니다. '20대 남성은 산재로 죽고, 20대 여성은 자살로 죽는다.' 양극화의 심화 속에 코로나 블루까지 겹쳐 약자들 간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사회적 안전망은 취약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20대 여성의 자살시도가 40% 이상 급증했고 해고율 역시 가장 높은 세대가 바로 20대 여성입니다. 산재사고로 인한 사고사는 20대 남성들의 몫이 된지 오래입니다. 20대 청년들의 고독사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의 죽음에 관해 우리는 정확한 데이터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경기도의회 화면 캡처

경기도의회 화면 캡처


신정현 경기도의원 (6월 9일)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20대 여성청년의 자살시도가 전년대비 43% 이상 급증했고 전체 자살시도자 중 21%가 20대 여성으로 남녀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해고율 역시 남성 3명이 해고될 때 10명이 해고될만큼 대량해고의 대상이 된 게 바로 20대 여성입니다. 20대 여성이 참여하는 업종 중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았고 업종의 특성상 실업급여, 고용유지지원금 등 주요 지원 정책의 수혜율이 매우 낮아 사회안전망으로부터도 소외되었습니다.

(...) 우리 사회는 20대 여성의 자살, 20대 남성의 산재사망 그리고 청년의 고독사를 하나의 문장으로 압축합니다. '청년이 죽었다.' 정부도, 언론도 잦은 청년의 죽음에 어느덧 관심조차 줄어가는 형국입니다. 하지만, 청년의 죽음 너머 우리가 봐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사회적 타살' 즉,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사실입니다. 젊은 여성이라 해고되어도 괜찮다는 사회적 인식, 고졸 출신 청년이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목숨을 위협하는 일자리를 그대로 방치해온 안일함, 내 옆 호에 사는 총각의 집에서 썪은 내가 진동해야 비로소 문을 두드려 보게 되는 사회적 고립.

서울 금천구의회 화면 캡처

서울 금천구의회 화면 캡처


강수정 서울 금천구의원 (6월 17일)

보건복지부와 한국 트라우마 스트레스 학회가 올해 3월에서 4월 성인 2,11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2021년 1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울 평균 점수는 5.7점(총점 27점)로 2018년 실시된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인 2.3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조사결과를 더 살펴보면, 20대와 30대의 우울 위험군 비율은 각각 30과 30.5%로, 60대의 14.4%에 비해 2배 이상 높아, 젊은 층이 코로나 19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울점수와 우울 위험군 모두 여성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우울 점수는 20대 여성이 가장 높았고 우울 위험군은 30대 여성이 가장 높았습니다. 이는 코로나19로 활동에 제약이 많아지고 취업난과 빈부격차의 심화 등 상대적 박탈감의 원인이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고 자립하려는 2030대 젊은 층에게 아직 젊으니까 앞으로 기회가 많으니까 이겨내라는 말은 더 이상 위로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 자살율이 높은 도시가 과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자살시도자인 고위험 군에 대한 관리뿐만 아니라 그동안 부각되지 못했던 젊은층의 자살에 대한 예방과 관리, 젊은 여성들의 우울증과 자살방지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이고 촘촘한 관리를 통해 소중한 생명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잃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서울 강남구의회 화면 캡처

서울 강남구의회 화면 캡처


김현정 서울 강남구의원 (6월 18일)

IMF에서는 지난해 초, 코로나 팬데믹과 취약계층에 있어 대면 서비스업 종사 비율이 남성에 비해 높은, 젊은 여성계층이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리고 이는 사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급여 등의 감소,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여기에 외출 및 모임 자제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까지 더해져 극단적 선택의 위험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살률이 높은 것을 개인이 극복할 문제로 봐서는 안되고, 20대 여성에게 사회의 관심과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SNS, 전화, 인터넷 등 비대면 서비스를 통한 정신건강 상담, 가사와 양육 등 돌봄 서비스에 대한 지원 등 앞다투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만, 본 의원은 보다 근본적으로, 우리들 개인 개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주변에 주의와 각별한 관심을 두는 ‘사회적 유대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살에 대한 불멸의 고전을 집필한 뒤르켐(Emil Durkheim)은 현대 사회에서의 자살은 개인적 요인으로 환원할 수 없는, 매우 뚜렷한 사회적 특징을 갖는다고 보았습니다. 나라별로 매우 일관된 패턴의 차이를 보이는 자살률에 대해, 뒤르켐은 구성원들 사이의 결속력과 유대감을 유지시키는 ‘그 사회의 힘’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해했다고 합니다. 사회가 힘이 있어야 구성원 개인을 보호하고 통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르면 전쟁이나 전염병 같은 큰 위기를 겪는다고 모든 사회가 자살이 느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시련에 같이 맞서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려는 사회의 내적 힘이 발휘되어 사회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게 되면 자살률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는 것입니다.

본 의원은 서로에게 가치 있는 존재로 여겨질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최고의 자살률 대책이자 또한 정치가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정치’의 존재 이유이기도 합니다. 본 의원은 지난 자유발언에서도 ‘공동체 의식의 회복’의 실현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도 본 의원은 선배?동료 의원들과 함께 우리 사회가 ‘사회적 유대감’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입법활동을 하는 데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본 의원의 오늘 발언이 심리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20대 여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과 힘이 되길 바라면서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서울 도봉구의회 화면 캡처

서울 도봉구의회 화면 캡처


유기훈 서울 도봉구의원 (6월 21일)

(...) 통계청에서도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그 어디에서도 조용한 학살인지 자연스런 죽음인지 또는 죽음의 시도인지 20대 여성들 자살시도와 자살률의 연구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도봉구는 한일병원, 상계백병원, 의정부성모병원, 한양대병원, 경희대병원에서 자살시도자가 의뢰되고 있는데 본인이 동의하지 않는 의뢰되지 않아 그 수가 얼마인지 확인할 수도 없습니다. 자살시도자가 재시도를 하지 않도록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응급실, 경찰서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실태파악 이후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을 확대하여 우리구민의 생명을 지켜내야 합니다. 급한대로 ‘응급실 자살시도 대상 조사’만이라도 연구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우리구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예산이 부족하여 당장 도움이 필요한 구민이 외면 받아 생명을 잃는 일이 없도록 올해 추경예산부터 바로 반영해야 합니다. 우리구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물적 인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신민희 서울 동작구의원 (6월 28일)

(...) 최저주거기준에도 미치는 못하는 거주 공간, 인스턴트 음식으로 때우는 끼니, 해고, 노동시간 감소, 임금 삭감 등 일자리의 불안정과 소득의 감소 등 취업난 경제난 주거난의 높은 장벽이 청년, 특히 20대 여성청년의 삶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청년과 여성의 삶을 위협하는 요인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삶, 그 자체의 문제인 것입니다.

우리구 정신건강의학과 마음건강검진 의뢰 및 치료 현황을 보아도 30대 미만의 청년층이 전체 상담자의 67%를 차지하며, 여성 상담자는 78%이며, 마음건강센터의 심리검사 및 상담 현황 역시 2~30대의 청년층이 전체 상담자의 75%, 여성 상담자는 71%에 달합니다. 이러한 통계 수치는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변화에 취약한 계층인 청년층 그 중 20대 청년여성층이 가장 먼저 충격에 노출된다는 선행지표로 보아야할 것입니다.

(...) 자살은 사회적 타살입니다. 특히 청년과 여성의 자살은 개인의 비극이 아니며 사회적, 제도적 안전망의 붕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현실을 대책 없이 방관한다면 10년 후, 20년 후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회와 제도가 '나를 지켜주고 있다, 포기하지 않는다' 라는 믿음이 있다면 꿈을 위해 전력을 다해 살고 있는 청년과 여성들이 희망을 잃고 스스로 사회와 단절하고 죽어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우리 동작구가 청년의 조용한 죽음, 죽어야만 보이는 사회적 약자를 지키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서울시의회 화면 캡처

서울시의회 화면 캡처


서윤기 서울시의원 (6월 29일)

(...) 죽음에 책임지지 않는 사회, 20대 여성ㆍ남성의 자살과 산재 사망에 정면으로 마주합시다. 지금 지방의회 의원들께서 20대 여성의 자살문제와 청년의 죽음에 대한 릴레이 발언을 각 의회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전 유성구 황은주 의원, 서울 강남구 김현정 의원, 경기도의회 신정현 의원, 서울 관악구 주무열 의원, 서울 은평구 신윤경 의원, 서울 금천구 강수정 의원, 대전 서구 서다운 의원, 서울 도봉구 유기훈 의원, 서울 동작구 신민희 의원, 오늘 서울 강서구 윤유선 의원이 이런 발언을 합니다. 본 의원이 몇 분 의원님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시정질문을 마치겠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박고은 PD rhdms@hankookilbo.com
현유리 PD yulssluy@hankookilbo.com
김윤지 인턴PD
변한나 사원 bloss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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