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최재형도 움직인다... 윤석열 삐끗한 사이 '대안론' 부상

입력
2021.06.20 20:00
4면
구독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공식 등판을 예고한 '6월 말 7월 초'에 맞춰 야권 잠룡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이 내·외부 소통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공교롭게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국민의힘 합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재형 출마시기 고심, 김동연 與와 선 긋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서 노숙인 무료급식봉사를 하기 위해 경내로 들어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스1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서 노숙인 무료급식봉사를 하기 위해 경내로 들어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스1

최 원장의 대권 출마선언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서 "생각을 정리해 조만간 밝히겠다"며 대권 도전의 뜻을 시사하면서다. 최 원장 주변에선 다음 달쯤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정치 참여를 공식화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최 원장의 오랜 친구인 강명훈 변호사는 20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흐름상 (대선 도전을) 감당하는 방향으로 고심하는 것 같다"면서 "캠프를 꾸리는 건 시기상조이고, 정부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 등에 대해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는 정도"라고 말했다. 다른 야권 관계자는 "최 원장 가족도 정치 도전을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여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김 전 부총리도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노숙인 무료급식을 도왔다. 수행원 없이 캐주얼 재킷에 흰 티셔츠와 청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백팩을 메고 등장했다. 김 전 부총리는 "순수한 의미의 봉사활동"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대권 도전을 준비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웃음으로 대신했다. 강한 부정을 하지 않은 것은 출마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여권과는 거리를 두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정책이나 정서가 민주당에 가까운 분"이라고 평한 것과 관련, 김 전 부총리는 "그건 그분의 생각이겠지만, 제가 논평할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尹에 가려진 당내 주자들도 분주... 경선 흥행 기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산학협력관 아담스 키친에서 열린 희망22 동행포럼 창립총회에서 ‘보수정치의 진정한 변화’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산학협력관 아담스 키친에서 열린 희망22 동행포럼 창립총회에서 ‘보수정치의 진정한 변화’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윤 전 총장에게 가려져 있던 국민의힘 주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대구에서 열린 20·30·40대 지지모임 '희망22 동행포럼' 창립행사에 참석해 '보수정치의 변화'를 주제로 토론했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공정을 얘기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지금은 지지율 1위이나, 아직 메시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오는 22일 지지 포럼 출범을 시작으로 주요 정책 공개에 나선다.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세종시 수도 이전' 등의 공약을 내놓았다.

경선 레이스를 앞두고 당 안팎의 여러 주자들이 움직이는 것은 국민의힘 입장에선 호재다.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최근 국민의힘 입당에 거리를 두고 있는 윤 전 총장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많은 후보의 경쟁은 경선을 축제 분위기로 만들어 컨벤션 효과(대형 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 상승)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유빈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