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언 정치·X파일' 악재 수면 위로... 우려가 현실됐다

입력
2021.06.20 18:30
수정
2021.06.20 20:5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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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마스크를 만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해 마스크를 만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대권 도전 선언이 임박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악재가 겹쳤다. '윤석열 X파일' 존재와 파급력에 대해 야권에서 '검증 필요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한 혼선을 야기한 대변인의 전격 사퇴로 그간 지적돼 온 윤 전 총장의 '전언 정치'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 전 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은 20일 오전 "일신상의 이유로 직을 내려놓는다"며 전격 사퇴 사실을 전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건강상의 이유'라고 부연했지만 임명 열흘 만에 돌연 사임한 배경을 두고 뒷말이 나왔다. 이 대변인은 지난 18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로 언급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이 몇 시간 뒤 다른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입당 문제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하겠다"며 입장을 정정했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둘러싼 엇박자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 아니냐는 얘기다.

정치권에선 이를 윤 전 총장식 '전언 정치'의 폐해로 보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잠행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면서 윤 전 총장이 언론인 출신 대변인을 뒀지만 대변인과의 소통에도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준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 주변에서 국민의힘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이견이 분출한 결과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윤석열의 시간표와 이준석의 시간표는 상충하지 않을 것' '중도·진보진영을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 '큰 정치만 생각하겠다' 등 정돈되지 않은 메시지를 전언 형식으로 소개해 왔다.

윤 전 총장 가족의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X파일'도 소환됐다. 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언급으로 주목받았지만, 이번엔 야권발(發)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달랐다.

김무성 전 의원 보좌관 출신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이 전날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과 처가 관련 의혹이 정리된 파일을 입수했다"며 "윤 전 총장이 국민 선택을 받기 힘들겠다"고 밝혔다.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야권 유력주자로 꼽히는 윤 전 총장으로는 '정권 교체가 불가하다'는 뜻이다. 윤 전 총장이 대권 행보를 본격화한다면 여야를 불문하고 'X파일'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준석 "잘못 있었다면 文 정부가 압박했을 것"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대응할 필요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야권에선 당장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대선 과정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문재인 정부가 윤 전 총장을 탄압하기 위해 그렇게 노력을 많이 했다"며 "만약 X파일이라는 문서로 돌아다닐 만한 결함이나 잘못이 있었다면 작년에 그것을 바탕으로 (정부가) 윤 전 총장을 압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도 "대단한 내용이 있을 것 같진 않지만 (내용을) 검증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은 송 대표가 X파일을 공개하면 소상하게 해명해야 한다. 법적 문제가 있으면 처벌받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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