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핵 대표 첫 공식 회동... 김정은에 내놓을 메시지는?

입력
2021.06.20 20:00
6면
구독

성 김 美 신임 대북특별대표 방한
21일 한미·한미일 연쇄 협의 예정
메시지 따라 '조용한 핑퐁 게임'도

미국의 북핵 협상을 총괄하는 성 김 (오른쪽 네 번째) 대북특별대표가 19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북핵 협상을 총괄하는 성 김 (오른쪽 네 번째) 대북특별대표가 19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북핵 협상 수석대표가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뒤 첫 공식 협의에 나선다. 한미정상회담과 대화 가능성을 비친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이후 북핵 협상 재개를 놓고 보다 구체적인 대북 유인책이 제시될지 주목된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성 김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 일본 측 북핵수석대표인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도 같은 기간 한국을 찾으면서 한미일ㆍ한일 북핵수석대표 간 협의도 같은 날 이뤄진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한미일 북핵 협상 대표의 만남은 처음이어서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진용이 서서히 제 모습을 갖춰 가는 분위기다.

최근 흐름도 나쁘지 않다. 한미는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 선언 및 판문점 선언에 대한 존중 의지를 앞세워 북한에 대화 신호를 보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도 17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3차 전원회의에서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데 주력해야 한다.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강경 일변도 대외 정책을 지양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에 따라 한미는 이번 서울 회동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에 담긴 의중과 향후 북미 대화 재개 방안을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 긴장 국면을 원치 않는다는 북미 양측의 속내가 확인된 만큼 한미 협의에서도 유화적 대북 메시지가 발신될 가능성이 크다. 남측의 백신 지원을 포함한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도 함께 논의될 수 있다.

단, 일련의 대화 의지 표명이 실제 협상 재개에 필요한 구체적 움직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폐기하지 않는 한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비해 바이든 행정부가 정립한 ‘잘 조율된 실용적 대북 접근법(a calibrated practical approach)’은 여전히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원론적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김 대표가 이번 방한 기간 진일보한 대북 대응책을 선보이면 북핵 협상 논의는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반면 원론적 태도 이상의 플러스 알파(+@)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북미 모두 대화를 말하되 실행은 하지 않는, ‘조용한 핑퐁 게임’ 양상이 당분간 굳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김 대표는 22일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면담하고 학계와 시민사회단체 인사들도 만나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을 설명할 계획이다. 23일까지 이어지는 방한 기간 별도의 대북 접촉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영빈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