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델타 변이' 경보… 감염 뒤 회복도, 백신도 한계

입력
2021.06.19 01:09
수정
2021.06.19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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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마스크' 시드니, '확진 90% 델타' 모스크바
옥스퍼드대 "걸렸다 나아도 변이 재감염 우려"
인니에선 백신 맞은 의료인 350명 '돌파 감염'

델타 변이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영국 런던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에서 1일 젊은이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델타 변이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는 영국 런던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에서 1일 젊은이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전 세계로 급속히 퍼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에 인류가 속수무책이다. 코로나19 감염 전력이 변이 면역력 형성에는 별 소용이 없는 데다 백신을 맞고도 감염을 피하지 못하는 돌파 감염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미 80여 개국에 번진 델타 변이 때문에 최근 비상이 걸린 나라는 한두 곳이 아니다. 호주가 대표적이다. 18일(현지시간)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는 16일 60대 공항 리무진 버스 운전사와 그의 아내가 처음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뒤 연일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최근 40일 동안 이어 온 코로나19 지역 사회 감염자 수 ‘제로(0)’ 행진이 끊긴 것이다. 이에 당국은 광역 시드니의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부랴부랴 발표했다. 보건당국은 “해당 바이러스의 경우 확진자와 스쳐지나가는 짧은 순간에도 감염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델타 변이의 압도적인 감염력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소뱌닌 러시아 모스크바 시장은 이날 “모스크바 코로나19 확진자의 89.3%가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델타 변이는 더 공격적이고 빠르게 확산한다”며 “가장 큰 걱정거리는 델타 변이를 막기 위해 필요한 항체 수가 우한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필요한 항체 수의 배에 달한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재감염은 흔한 일이다. 17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진의 면역 반응을 6개월간 추적한 결과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전히 회복했더라도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다시 감염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연구 선임 저자 엘리너 반즈 옥스퍼드대 실험의학 교수는 “감염이 반드시 코로나19, 특히 변이에 대한 면역력을 만들어 주는 건 아닌 만큼 감염의 예방 효과에 전적으로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강한 면역력을 가지려면 백신을 맞는 게 좋다. 반즈 교수는 “백신을 접종하면 면역 반응이 견고하지만 자연적으로 감염될 경우 사람별 차이가 다양하다”며 “감염 전력이 있는 사람도 백신을 맞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백신도 델타 변이 감염을 완전히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18일 로이터통신은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인도네시아 중(中)자바주 쿠두스 지구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뒤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인 수가 350명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우선 접종 대상자로 분류된 이들은 대부분 중국 제약사 시노백이 개발한 백신을 맞았다.

백신에 의존하지 못하게 된 처지가 주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의료진은 시노백이 최근 유행 중인 델타 변이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공교로운 무더기 돌파 감염에 덩달아 시노백 백신의 효용에 대한 의심까지 커지고 있는 상태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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