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공수처장 괜히 했나 싶죠 묻자 "3D 업종인 것 같다"

입력
2021.06.18 19:00
수정
2021.06.18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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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서 고충 토로 "인력 부족 느껴"
"기관 간 해석 다툼 있는 조항도 몇 있어"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18일 “공수처장은 3D 업종”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올해 1월 출범한 공수처가 법령 미비 및 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자리 잡고 있지 못한 현실을 반영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김 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공수처장 괜히 했다 싶죠”라고 묻자 “3D 업종인 것 같다”라고 답했다. '3D'는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Difficult, Dirty, Dangerous) 직군을 일컫는 말로, 공수처장 자리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자리라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처장은 이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질의 때도 공수처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유 의원이 “공수처가 출범해서 얼마 되지 않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언급하자, 김 처장은 “(공수처 설립) 초기이기 때문에 인적ㆍ물적 규범을 마련 중인데 인력 부족을 가장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 검사가 25명인데 저희가 10명이 결원이고, 다 채워도 사실은 상당히 힘들 것”이라며 “(공수처 검사가) 임기 3년에 3회 연임이기 때문에, 지원자들 뒷얘기를 들어보면 정년이 보장되는 검찰을 떠나서 공수처로 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분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전날 인사위원회를 열어 검사 10명을 추가로 선발하기로 했다. 현재 수사1부장과 인권감찰관이 공석이고, 수사3부장 자리 역시 최석규 공소부장이 겸임하고 있다.

김 처장은 “(공수처법상) 기관 간 해석 다툼이 있는 조항들이 몇 조항 있다”고 밝혀, 법 체계 미비로 검찰과 대립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공수처는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검찰로 돌려 보내면서 '기소할 때는 공수처로 재이첩하라'고 요청해 검찰의 반발을 불렀다. 김도읍 의원은 이에 대해 “조국 사태를 거치며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졸속으로 밀어붙여서 공수처가 지금 기능도 조직도 안 되는 것”이라며 “얼떨결에 (김 처장이) 공수처장이 돼 답답해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김진욱 처장을 상대로 공수처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수사 착수를 두고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김 처장은 “고발장 외에 기초 조사자료가 있는 거냐”는 질문에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있다”고 답변했다. “검찰에 관련 자료가 있을 텐데 받아볼 의향이 있느냐”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대해선 “이미 요청했는데 아직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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