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취업자, 7년새 10만명 급감... "카드사·은행 직원 직격탄"

입력
2021.06.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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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18일 오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흔히 '질 좋은 일자리'의 대명사로 불리는 금융권 취업자 수가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 바람 속에 최근 7년 사이 10만 명(전체의 12.8%)이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정부 차원의 일자리위원회도 이를 심각하게 여기고, 금융분야 전반의 대응을 아우른 대책을 추진하고 나섰다.

금융위원회가 18일 열린 '제20차 일자리위원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통계청 통계 기준 금융권 취업자 수는 77만 8,000만명으로 7년 전인 2013년(87만 8,000명)에 비해 10만 명 줄었다. 줄어든 금융권 취업자 규모는 전체의 12.85%에 달한다. 국내 총 취업자 중 금융권 취업자 비중도 2013년 3.5%에서 지난해 2.9%까지 큰 폭으로 줄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직업군은 카드 및 대출 모집인이었다. 금융감독원과 각 금융협회 조사에 따르면, 2016년 3만 6,000명에 달했던 카드·대출모집인은 지난해 2만 2,000명까지 급감했다. 온라인 및 모바일로 한 번에 다양한 상품을 비교해보고 쉽게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대면 가입이 큰 폭으로 줄어든 탓이다.

여기에 은행 임직원도 2016년 13만 4,000명에서 4년 만에 12만 1,000명으로 줄었다.

반면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회사(4만 5,000명→5만 3,000명)와 상호금융(11만 8,000명→12만 1,000명) 임직원은 오히려 증가 추세를 보였다. 보험설계사도 2016년 42만 8,000명에서 지난해 45만명으로 늘었다.

금융사의 영업 점포 수가 줄어드는 것도 취업자 수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 당 은행 점포 수는 2012년 18.3개에서 2019년 15.1개로 17.5%나 줄었다. 반면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온라인 거래비중은 2016년 10.9%에서 지난해 3월 58.8%까지 뛰어올라 비대면 채널을 급성장하고 있다.

다만 금융권 일자리 규모가 무조건 줄어드는 것만은 아니다. 금융위는 향후 금융사의 전통적인 판매 채널 인력은 꾸준히 줄어들겠지만, IT 및 핀테크 전문인력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 대비 지난해 핀테크 기업 임직원 수는 37%나 늘었고, 기업 수는 345개에서 484개로 1년 새 40.3%나 증가했다. 금융연구원이 7개 금융업권 회사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 향후 5년간 금융인력 수요는 매년 191~1,177명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IT나 디지털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는 이런 변화에 발맞춰 일자리 창출의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핀테크 육성지원법 제정을 추진하고, 비대면 기반의 온라인 전문 금융회사 신규 진입도 장려할 계획이다. 창업 벤처분야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한편 지역경제 지원을 위해 지역금융기관의 자금중개기능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도 제공할 방침이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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