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 본능’ 채은성, 가장 까다로운 상대 투수는?

입력
2021.06.18 14:02

LG 채은성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과 경기에서 7회초 동점 솔로홈런을 친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LG 채은성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과 경기에서 7회초 동점 솔로홈런을 친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LG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한 채은성(31)이 ‘3할 회귀 본능’을 선보이며 침체된 팀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LG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 전에서 6-5로 역전승을 거뒀다. 채은성은 이날 경기에서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즌 초반 고전하다 4번 타순에 배치된 5월 5일 두산전부터 조금씩 타격감을 회복, 시즌 타율 3할을 회복했다. 채은성은 유독 3할 타율에 수렴하는 성적을 보인다. 3할을 훌쩍 넘으면 부진을 겪고 반대로 3할이 안되면 힘을 내는 바람에 팬들 사이에서는 ‘2할 9푼일 때의 채은성이 가장 무섭다’는 얘기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그의 8시즌 통산 타율은 0.301이다.

올 시즌 타율 0.303에 홈런이 8개인데 4번 타자로 출전할 때 0.317으로 높고 홈런도 7개나 몰아쳤다. 채은성은 그러나 “부담감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채은성은 인터뷰에서 “(4번 타자로서) 잘해야 하는 건 맞지만 부담을 갖고 잘된 경우도 없고 잘 되지도 않는다. 다만 타석에 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4번 타자로서 장타 부담도 있을 법하다. 채은성은 그러나 “기회가 많이 오는 타순에 배치됐다. 하지만 큰 것(홈런)을 생각하다 보면 타격 밸런스가 깨진다”면서 “(홈런이 아닌) 안타를 쳐도 충분히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큰 것보단 기회를 잘 살리려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LG는 최근 타선에 고민이 많다. 팀 마운드는 평균자책점 3.70으로 리그에서 가장 좋지만 팀 타율은 0.250으로 리그 9위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도 부상과 부진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다. 그는 “(팀 타선 침체는) 선수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에 집착하면 더 안 풀린다. 부정적인 생각을 우리가 먼저 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LG 채은성. 뉴스1

LG 채은성. 뉴스1

볼넷은 물론, 사구를 얻어낸 후에도 아픈 내색 없이 1루까지 뛰어나가는 모습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팬들도 그런 모습에 더 큰 박수를 보낸다. 채은성은 “예전에 2군에 있다가 1군에 올라왔을 때 당시 김민호 코치께서 ‘병원에 실려 갈 정도가 아니면 씩씩하게 나가라’고 하셨다”면서 “트레이닝 부서엔 ‘내가 혹시 공을 맞고 쓰러지면 그땐 구급차를 불러야 한다’고 말해놨다”라며 웃었다.

배트 스피드가 빠른 편은 아니다. 채은성 역시 “제 타격폼은 준비가 늦으면 대처하기 힘든 편이다. 그래서 타이밍을 맞추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라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채은성이 상대하기 까다로운 투수는 누굴까? 그는 NC 에이스 드루 루친스키를 ‘타이밍 잡기 어려운 투수’로 꼽았다. 채은성은 “일정하게 던지다가 갑자기 짧게 던지는 등 투구 타이밍을 변칙적으로 운용하는 투수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루친스키 선수가 그렇다”라고 했다.

지난 14일부터 2021 KBO리그 올스타전 팬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내달 9일까지 진행되는 팬투표에서 채은성은 나눔팀(NC LG 키움 KIA 한화) 지명타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2위 그룹과 격차가 크다. 채은성은 지난 2016년 감독 추천(외야수)으로 처음 올스타전에 출전한 적이 있지만 팬 투표로 선정된 적은 없다. 채은성은 “영광스러운 자리다”라며 “팬들이 뽑아주신다면 더 좋은 기억으로 오랫동안 남을 듯하다”라며 웃었다.

지난달 말에는 득녀했는데 득녀 이후 16경기에서 타율 0.375에 2홈런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시즌 타율 3할을 넘어섰다. ‘분유 버프’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채은성은 “식구가 더 늘었기에 책임감이 더 생긴다”면서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된다. 아이를 키우는게 쉽지 않다고들 하는데…”라며 웃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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