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역설 ... "민통선 내 생물다양성은 국립공원 수준"

입력
2021.06.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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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이북지역 생태계 조사에서 관찰된 두루미. 환경부 제공

민통선 이북지역 생태계 조사에서 관찰된 두루미. 환경부 제공

민간인 통제선 이북지역(민북지역)에 산양, 수달 등 멸종위기종 44종이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국토의 1% 남짓한 크기의 민북지역이지만 생물종의 다양성은 국립공원 수준이었다. 분단의 역설이다. 민북지역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첫 생태종합 조사 결과다.

환경부는 이런 내용의 민북지역 생태계 조사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민통선부터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까지의 1,133㎢를 동부 해안 등 5개 권역, 39개 경로로 구분해 지형, 식생, 동?식물 등 10개 분야를 계절별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민북지역에서 멸종위기종 44종을 포함 생물종 4,313종이 확인됐다. 국토의 1.13%인 이 지역에서 우리나라 전체 생물종(2만6,814종)의 16.1%가 살고 있었다. 1㎢당 생물종의 수는 국립공원과 유사한 수준이었고, 양서?파충류는 국내 서식종의 53.7%, 어류는 38%가 관찰됐다.

44개 멸종위기종 가운데 두루미, 재두루미, 사향노루, 산간 계속에 사는 냉수성 물고기 버들가지는 현재 민북지역에서만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전 세계 생존개체수 중 절반이 철원평야 중심으로 월동했고, 사향노루는 강원도 화천, 양구, 고성의 산악 암반지대에 살고 있었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39개 경로 중 철원 토교, 화천 고둔골 등 12개 경로를 보호가치가 높은 ‘우수’ 등급으로 평가했고, 2026년까지 2차 민북지역 생태계 조사에 들어간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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