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가 말하는 인종 구분의 모순성

입력
2021.06.17 13:55
18면
구독

지난 5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거리에서 한 시민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의 일환으로 벽면에 그려진 그림 옆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5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거리에서 한 시민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의 일환으로 벽면에 그려진 그림 옆을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인종차별주의는 생각보다 꽤 흔하게 현존한다. 3년 전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아스널 소속의 흑인 선수 피에르 오바메양은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 날아온 바나나 껍질을 맞았다. 불과 2년 뒤에는 미국에서 비무장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에 의해 8분여간 목이 졸려 숨졌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일어났다.

인종차별주의자와 대화하는 법ㆍ애덤 러더포드 지음ㆍ황근하 옮김ㆍ삼인 발행ㆍ220쪽ㆍ1만5,000원

인종차별주의자와 대화하는 법ㆍ애덤 러더포드 지음ㆍ황근하 옮김ㆍ삼인 발행ㆍ220쪽ㆍ1만5,000원


이런 극단적인 사례뿐 아니라 '흑인은 달리기를 잘한다'라거나 '동아시아인은 수학에 강하다' 혹은 '유대인은 돈을 잘 번다'는 식의 '유사과학'적 편견 또한 큰 틀에서 인종차별에 해당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유전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대중매체에서 꾸준히 인종에 대한 그릇된 관념을 타파하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책은 인종차별에 관한 논쟁과 사례 중심으로 압축돼 있다. 저자의 주장은 역사와 과학으로 뒷받침된다. 결론은 명징하다. 우리 모두는 '전 세계 무수한 이들의 후손이며, 2만 개의 유전자 차이란 아주 미세하다'는 것. 일상에서 쓰는 인종이라는 개념이 과학적으로는 얼마나 무의미한지 말이다. 학문과 예술, 스포츠 분야에서 사람들의 능력 차는 유전자가 아닌 환경에서 찾아야 한다.

장재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