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믿느냐” 질문에 바이든 고개 끄덕였지만 …백악관 “일반적 답례” 선 그어

입력
2021.06.1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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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정상회담 이모저모]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미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스위스 제네바 '빌라 라 그렁주'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제네바=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미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스위스 제네바 '빌라 라 그렁주'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제네바=타스 연합뉴스

미러 정상회담을 위해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신뢰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백악관은 언론에 대한 일반적 답례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장인 ‘빌라 라 그렁주’에서 회담 전 사진 촬영 당시 한 기자로부터 “푸틴 대통령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회담 전부터 “살인자”라고 부르는 등 설전을 벌였던 그가 푸틴 대통령을 믿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백악관은 곧바로 그런 의미가 아니라며 부인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공동취재단에 보낸 성명에서 “과열된 취재 경쟁 속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언론을 향해 일반적인 고개를 끄덕인 것”이라며 “그는 어떠한 질문 혹은 어떠한 것에도 대답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의무 부여에 선을 그은 것이다.

실제 이날 세계 각국에서 기자들이 몰리면서 소란스런 분위기였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은 “당시 취재진이 서로 소리를 치며 밀치는 등 혼란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매우 분명하게 어떠한 질문에도 응한 것이 아니었다”며 지난 14일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을) 검증한 다음 신뢰할 것”이라고 말한 점을 재차 언급했다.

조 바이든(왼쪽 맨 앞)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맨 앞)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미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스위스 제네바 '빌라 라 그렁주'에서 측근들을 배석시킨 확대 회담을 하고 있다. 제네바=AP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맨 앞)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맨 앞)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미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스위스 제네바 '빌라 라 그렁주'에서 측근들을 배석시킨 확대 회담을 하고 있다. 제네바=AP 연합뉴스

이날 두 정상이 양국 외교장관만 배석한 채 오후 1시36분쯤 시작한 소인수 회담은 2시간 가량 지난 3시19분 끝났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당초 소인수 회담은 1시간15분 정도 열릴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약 15분간 휴식한 뒤 곧이어 추가로 측근들을 배석시킨 확대 회담을 이어갔다. 러시아 측에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외교 수석),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합참의장 격) 등이 배석했다. 우크라이나 문제를 담당하는 드미트리 코작 대통령 행정실 부실장과 시리아 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 알렉산드르 라브렌티예프도 참석했다.

미국 측에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에릭 그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러시아 국장,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정무 담당 차관 등이 배석했다. 이밖에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와 존 설리번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도 자리를 함께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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