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 새 정부 지지"… 팔레스타인 "변화 無" 냉랭

입력
2021.06.14 08:46
수정
2021.06.14 15: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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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정당 참여 '무지개 연정' 공식 출범
15년 2개월 통치 '네타냐후 시대' 종언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13일 크네세트(의회) 특별총회에서 야권 정당들이 참여하는 새 연립정부가 승인된 뒤, 새 연정을 이끌 나프탈리 베네트 신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예루살렘=AF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13일 크네세트(의회) 특별총회에서 야권 정당들이 참여하는 새 연립정부가 승인된 뒤, 새 연정을 이끌 나프탈리 베네트 신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예루살렘=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새 연립정부 출범과 나프탈리 베네트 신임 총리 취임을 축하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최대 우방국이다. 반면 최근 이스라엘과 전쟁 직전까지 갔던 팔레스타인은 연정을 평가절하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참석을 위해 유럽을 순방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민을 대표해 베네트 총리와 야이르 라피드 차기 총리(예정자) 겸 외무장관, 그리고 새 내각의 모든 구성원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또 “양국의 긴밀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모든 분야에서 강화하기 위해 베네트 총리와 협력하길 기대한다”면서 “이스라엘에게 미국은 가장 좋은 친구”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은 유대감은 공동의 가치와 긴밀한 협력의 증거”라면서 “우리가 동반자 관계를 계속 강화함에 따라 미국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지하는 데 변함없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굳건한 동맹 관계를 약속했다. 아울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지역 전체 국민을 위한 안보와 안정, 평화 증진을 위해 이스라엘 새 정부와 협력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네트 총리도 트위터에 백악관 성명을 공유하면서 “양국 간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협력하기를 고대한다”고 화답했다.

이스라엘 시민들이 13일 크네세트(의회) 특별총회에서 새 연정이 승인된 뒤 텔아비브의 라빈 광장에 모여 환호하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시민들이 13일 크네세트(의회) 특별총회에서 새 연정이 승인된 뒤 텔아비브의 라빈 광장에 모여 환호하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극우파부터 좌파, 아랍계 보수 정당까지 총 8개 정당이 구성한 새 연립정부를 승인했다. 재적 120석 중 찬성 60표, 반대 59표, 기권 1표로 아슬아슬하게 과반을 기록했다. 이로써 1996년부터 3년간 첫 임기를 마치고 2009년 재집권해 12년 2개월간 재임, 총 15년 2개월 동안 집권한 최장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권좌에서 내려오게 됐다. 사전 합의에 따라 차기 정부 임기 전반기인 2023년 8월까지는 야미나당 출신 베네트 대표가 총리를 맡고, 이후 예시 아티드당 라피드 대표가 총리직을 승계한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대치 중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 새 정부가 네타냐후 정부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베네트 신임 총리가 네타냐후보다 더 강경한 극우 정치인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과거 요르단강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민 조직을 이끌었고 ‘두 국가 해법’을 거부해 왔다. 아랍 정당의 연정 참여로 이ㆍ팔 간 군사적 긴장이 완화될 거란 관측도 나오지만 기본 노선 자체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PA 외무부도 “네타냐후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면 변화 정부라 부르는 것은 부정확하다”며 “새로운 정부 정책은 차이가 없거나 더 나쁜 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깎아내렸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도 “이스라엘 정부 형태와 관계없이 우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 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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