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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윤석열·엘시티까지… '인력난' 공수처 감당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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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사건에 이어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정·관계 비리 사건 봐주기 의혹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대해 잇달아 수사에 착수하자 법조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 특히 인력난을 겪고 있는 공수처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올해 초 출범 후 모두 6건의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사건번호로 따지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불법 특별채용 의혹 사건(2021년 공제 1·2호) △윤중천 허위 면담보고서 작성 및 유출 의혹 사건(공제3호)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 사건(공제4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외압 의혹 사건(공제 5·6호) △옵티머스 사태 및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관련 윤석열 전 총장의 직권남용 사건(공제 7·8호) △LCT 정·관계 비리 사건 봐주기 수사 의혹 사건(공제 9호) 등이다. 이들 사건은 시기적으로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수사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 어떤 방향으로 공수처가 결론을 내리든 정치권의 공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특히 윤석열 전 총장 직권남용 사건을 입건한 것을 두고는 시기와 방식 모두 오해를 받을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이달 9일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하며 정치인으로서 첫 공개 행보를 한 이튿날 '공교롭게도'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공수처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 고발한 윤 전 총장 직권남용 의혹 사건에 사건번호를 부여하면서 고발인에게 절차적 통지를 했을 뿐이란 입장이지만, ‘정치인 윤석열'을 겨냥한 수사라는 의심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공수처가 엘시티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된 검사들을 무더기로 입건한 것을 두고도 '난이도'가 높은 수사에 나섰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부산참여연대 등은 지난 3월 "엘시티 특혜 분양을 받은 43명을 고발했지만 제대로 된 조사나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극히 일부만 처벌받았다"며 윤대진 당시 부산지검 2차장과 임관혁 당시 부산지검 특수부장 등 전·현직 검사 13명을 고발했다.
공수처가 이처럼 폭발력이 큰 대형 사건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수사에 착수하자, 인력난을 겪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는 올 4월 검사 정원 23명 중 13명만 채용했으며, 그나마 실제 수사에 투입되는 검사는 부장검사 포함 9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검사들 상당수는 이달 말까지 법무연수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어, 당분간 수사에 집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공수처는 늘어나는 업무량을 고려해 급한 대로 경찰에 수사관 20여 명을 추가로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수처는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고 인력 충원을 위한 채용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필요한 인력을 모두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수처 내부에서도 푸념이 나온다. 현재 인력으론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윤 전 총장 관련 사건과 엘시티 사건의 경우 기록이 방대해 검토만 해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공수처 입장에선 고발 사건들을 원칙대로 입건하고 배당했을 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대형 사건 수사 경험이 부족해 과욕을 부리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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