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맞춤형 전략

입력
2021.06.14 04:30
수정
2021.06.27 14:54
33면

흑 강동윤9단 백 이창석7단 패자조 2회전<1>

1보

1보


1도

1도


2도

2도

강동윤 9단과 이창석 7단은 각각 박정환 9단과 변상일 9단에게 패하며 패자조로 내려갔다. 패자 조는 패자부활 역 토너먼트 방식이기 때문에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고되어 있다. 두 기사는 이 대국을 포함해 5연승을 거둬야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 여기며 매 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백6은 최근 바둑에선 잘 두어지지 않는 수. 백6으로 흑7이나 흑9 자리에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AI 등장 이후 흑7, 9의 눌림 교환은 흑이 이득이라 결론 났기 때문. 다만 이창석 7단은 상대가 극단적인 실리를 선호하는 강동윤 9단이라는 점에서 맞춤형 전략을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흑13의 협공에 대한 백14 역시 같은 의미를 가진 수. 실전 백14의 장면에서 일반적인 착상은 1도 백1로 씌우며 백9까지 전투 형태를 펼치는 진행이다. 흑이 흑10으로 좌하귀를 보강할 때 백11을 선수 한 후, 백13에 달리며 A의 좌변 벌림과 B로 젖히는 수를 맞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불과 열 네 수만에 2선에 돌이 놓이는 것은 상당히 이색적이다. 상대의 변칙 대응에 고심하던 강동윤 9단은 흑15로 좌변을 받아두는 것을 선택한다. 만일 평온한 진행을 원한다면 2도 흑1의 마늘모로 지키는 수가 있다. 하지만 상대가 극단적인 실리를 선택하자 이에 맞서 세력 작전의 수법을 선택했다.

정두호 프로 3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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