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사망 모르는 아버지 두고…" 광주 참사 눈물의 첫 발인식

입력
2021.06.12 12:33
수정
2021.06.1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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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병원서 마지막 길 배웅 눈물바다
12일 4명 이어 13일 3명·14일 2명 예정

12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에서 철거 건물 붕괴 참사로 숨진 시내버스 승객의 발인식이 열리고 있다. 뉴스1

12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병원에서 철거 건물 붕괴 참사로 숨진 시내버스 승객의 발인식이 열리고 있다. 뉴스1

광주광역시 동구 철거 건물 붕괴 참사 사망자의 첫 발인식이 사고 발생 나흘째인 12일 조선대학교병원에서 엄수됐다. 참사 후 첫 발인식을 치른 이는 요양 중인 어머니를 만나러 아버지와 함께 사고 버스에 탔다가 생사가 갈린 서른 살 딸이다.

이날 참사 유가족 등 20여 명은 부모보다 먼저 하늘로 떠난 딸의 마지막 여정을 지켜봤다. 영정을 앞세운 이들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내고, 서로에게 기댄 채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으며 고인을 배웅했다. 고인의 가족들은 병상에서 회복 중인 아버지에게 이날까지도 딸의 사망 소식을 알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삼촌인 A(67)씨는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며 "사고 현장을 가봤더니 되지도 않는 공사를 했다. 아무 대책도 없이 지나가는 버스를 덮쳤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슬픔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조선대병원은 이날 낮 12시 30분 참사 첫 사망자로 알려진 60대 버스 승객의 발인식을 이어갔다. 해당 승객은 사고 발생 약 3시간 만에 아홉번째로 구조됐지만 앞서 구조된 8명과 달리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숨졌다.

참사 사망자 유족 전원이 11일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부검에 동의하면서, 이날 오전까지 부검 절차가 진행됐다. 사망자 9명 중 4명이 이날 발인식을 치르고, 13일에는 3명, 14일에는 2명이 영면에 든다.

광주=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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