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입증" 윤석열 "아직"... 빅2 '정책 역량'서 갈렸다

입력
2021.06.11 04:30
[대선 D-9개월, 표심을 본다]

이재명(왼쪽)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스1

차기 대권 경쟁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서로 닮은 듯 다른 평가를 받았다. 유권자들은 두 사람을 공통적으로 '카리스마형 리더십'을 갖춘 인물로 인식했다. 논란이 일더라도 대중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이를 자신의 정책으로 구현해온 이 지사와, 정권 눈치를 보지 않고 권력 핵심을 향해 칼을 겨눈 윤 전 총장의 이미지는 어느 정도 포개어진다고 볼 수 있다.

'정책 역량' 면에서는 이 지사는 윤 전 총장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10년부터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역임하며 행정 능력을 보여준 이 지사와, 지난 3월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후 전문가들과 만나 '대권 수업' 중인 윤 전 총장의 이력 차이가 배경으로 분석된다. 만약 두 사람이 본선에서 맞붙는다면 자신의 정책 능력을 어떻게 입증할지가 윤 전 총장의 최우선 과제인 셈이다.

도지사 경륜… 정책 역량에서 강점 보인 이재명

지난달 25~27일 실시한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국정운영능력에 대한 평가(0~10점으로 응답)에서는 이 지사가 5.8점으로, 4.7점을 얻은 윤 전 총장보다 우위에 있었다. 두 사람은 더불어민주당(4.2점)과 국민의힘(4.2점)의 점수보다 높았다. 소속 정당 또는 향후 소속될 것으로 보이는 정당보다 국정운영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도덕성 평가에서는 이 지사는 5.1점으로 윤 전 총장(4.8점)보다 다소 높았지만, 두 사람 모두 유권자로부터 도덕성에 대한 기대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정당별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각각 4.0점에 그쳤다.

두 사람의 이미지를 14개 항목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 지사는 능력 면에서 윤 전 총장에 비해 나은 점수를 받았다. 이 지사에 대해 '복지 문제를 잘 다룰 것이다' '경제 살리기를 잘할 것이다'라고 한 응답자는 각각 61.8%, 57.0%였다. 반면 윤 전 총장은 같은 항목에 대해 각각 31.7%, 34.1%에 그쳤다.

국가 지도자의 덕목인 '미래 비전'과 '위기관리 능력' 항목에서도 이 지사는 각각 56.8%, 61.7%를 얻은 데 반해, 윤 전 총장은 38.2%, 43.1%에 그쳤다. 이 지사가 '한국의 당면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60.0%였고 윤 전 총장은 43.2%였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복지, 경제 분야 등 정책적 역량 면에서 도지사 경험이 있는 이 지사를 보다 '검증된 리더십'을 갖춘 인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나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둘다 카리스마형.... 청렴·서민 이해 등은 과반 못 미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카리스마'였다. '카리스마가 강하다'는 항목에서 이 지사 63.6%, 윤 전 총장 54.4%를 기록했다. 무상급식, 기본소득 등에 대해 반대 입장의 정치인들과 논쟁을 피하지 않고 대중이 원하는 '사이다 발언'을 적재적소에 하는 이 지사의 저돌적인 스타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도 국회에 출석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거침없는 답변으로 주목을 받았다.

반면 청렴과 서민 이해 항목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청렴하다' 항목에서 이 지사는 38.2%, 윤 전 총장은 37.7%였다. '나 같은 보통사람을 가장 잘 이해한다'는 항목에서도 이 지사는 46.1%, 윤 전 총장은 29.5%에 그쳤다.

두 사람이 예측 가능성, 남북관계·국제문제, 애국심 등의 항목에서는 과반을 얻지 못한 것도 같았다. 부정 지수인 오만·독선, 무능 등 항목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은 것도 공통점이다. 정 전문위원은 "국민들의 머릿속에 두 사람의 이미지는 공통점과 대립점이 명확하다는 게 드러났다"며 "윤 전 총장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면 조사에서 드러난 약점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해 10월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사 방법

이번 조사는 한국일보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 등을 통한 URL 발송) 방식으로 실시했다.

총 256개 문항을 설계해 △국정 인식 △공정 △안보 △젠더 등 폭넓은 주제들을 다양한 가설을 통해 검증했다. 세대론이 글로벌 이슈로 부상한 만큼, 세대 간 차이 및 세대 내 이질성을 집중 분석했다. 이번 조사처럼 방대한 문항을 묻는 데는 전화조사나 면접 조사에 한계가 있어 웹조사 방식을 활용했다.

①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이메일·문자·카카오톡·자체 개발 앱으로 설문을 발송했고 ②중복 응답을 막기 위해 1인당 조사 참여 횟수를 제한했으며 ③불성실한 응답을 차단하기 위한 모니터링 등을 실시했다.

한국리서치 웹조사 담당 연구진이 조사 전반을 관리해 품질을 높였다. 국승민 미국 오클라호마대 교수와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이 조사 설계와 분석에 참여했다.

조사 기간은 5월 25~27일, 대상은 전국 만 18세 성인 남녀 3,000명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1.8%포인트다. 2021년 4월 정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지역·성·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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