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7억 증발' 미얀마 군부 최대 돈줄 무너지기 시작했다

입력
2021.05.27 14:00
수정
2021.05.27 18:18

佛 토탈, '가스전 배당금' 지급 전격 중단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이 최대주주로 참여 중인 미얀마 야다나 가스전 현장. 미얀마 나우 캡처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이 최대주주로 참여 중인 미얀마 야다나 가스전 현장. 미얀마 나우 캡처

미얀마 군부의 최대 돈줄인 ‘가스전’ 사업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이 한해 487억원에 달하는 군부기업 몫의 사업 배당금 지급을 전격 중단키로 한 것이다. 토탈의 결정은 미국, 태국 등 기존 미얀마 가스전 투자기업들의 추가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안그래도 자금난에 시달리는 군부에 더 큰 재앙이 될 전망이다.

27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토탈은 앞서 12일 야다나 가스전 사업을 운영 중인 미얀마가스수송회사(MGTC) 주주총회에서 “MGTC 15% 지분을 가진 미얀마 국영 석유가스회사(MOGE)에 대한 현금 배당금 분배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MGTC의 최대주주인 토탈(31%)의 결정으로 MOGE는 당장 내달 초 들어와야 할 1년치 배당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됐다. 현지 에너지업계는 토탈의 선언으로 향후 군부 운영 자금 4,360만달러(487억원)가 공중분해될 것으로 보고 있다. MOGE는 2017~2019년 3년 간 총 1억3,090만달러(1,463억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토탈 측은 전날 성명을 통해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과 인권 유린을 규탄한다”며 “앞으로도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의 제재조치에 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데타 군부가 자국민 탄압을 중단하지 않는 한 배당금 지급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토탈 변수는 다른 외국 에너지기업들의 도미노 이탈을 부를 가능성이 작지 않다. 실제로 그간 국제사회 비판에 침묵을 지키던 미 에너지기업 셰브런(MGTC 지분 28%)도 토탈의 결정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국영 석유기업(PTTEP), 말레이시아 프트로나스, 한국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군부와 공동 에너지사업을 진행 중인 나머지 기업들 역시 전략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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