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코인에 열광하냐고?" 순자산 35% 늘 동안 20대만 줄었다

입력
2021.05.19 04:30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분석
가구 평균 순자산 2.7억→3.6억 늘어나는 사이
20대만 순자산 8년 사이 7700만→7200만 감소

18일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 거래가격이 표시돼 있다. 뉴스1

지난 8년간 전체 가구의 순자산(자산-부채)이 35% 넘게 늘어나는 사이 20대 순자산은 오히려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사정이 여의치 않아 노동소득이 변변치 않은데 전·월세 보증금 등 빚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다. 최근 청년층이 가상화폐와 같이 단기간에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수단에 열광하는 배경에 세대별 부의 격차가 있었던 셈이다.


20대 가구 순자산 7000만원대... 8년 사이 줄었다

18일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가구주가 29세 이하인 가구의 평균 자산은 1억720만 원이었다. 해당 조사가 처음 실행된 2012년(8,954만 원) 대비 19.7% 늘어난 규모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2012년 7,671만 원에서 지난해 7,241만 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20대 가구 평균 1,283만 원이었던 부채가 3,479만 원까지 171.2% 폭증하면서다.

8년 사이 순자산이 감소한 연령대는 20대가 유일하다. 전체 가구의 평균 자산은 2012년 3억2,324만 원에서 지난해 4억4,543만 원으로 37.8% 늘었다. 같은 기간 순자산 역시 2억6,874만 원에서 3억6,287만 원으로 35% 증가했다.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가구의 순자산은 42.4% 늘었으며, 30대(38.4%)와 40대(36.1%) 가구에서도 증가 폭이 컸다. 20대 가구만 자산 증가에서 소외됐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연령별 부의 격차는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2012년까지만 해도 20대 가구의 순자산은 전체 평균의 28.5% 수준이었다. 사회생활 기간이 짧아 순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건 당연하지만, 전체 평균과 비교하면 30% 정도는 됐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20대 순자산은 전체 가구의 20%에 불과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보증금은 치솟는데, 변변찮은 노동소득

20대가 자산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청년 일자리다. 실제 2017~2020년 29세 이하 가구주의 근로소득은 2,866만 원에서 2,769만 원으로 감소했다. 전체 가구 근로소득이 같은 기간 8.3%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통계청 조사방식이 달랐던 2012~2017년의 경우에도 전체 가구 근로소득이 24% 급증하는 사이 20대 가구(17.8%)는 상대적으로 증가 폭이 작았다. 심지어 2012~2020년 전체 고용률은 0.5%포인트 올랐지만, 20대 고용률은 58.2%에서 55.7%로 2.5%포인트 하락했다. 집값, 보증금 상승에 따라 빚을 더 질 수밖에 없는데 반해, 벌이는 따라가 주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는 뒤늦게 '청년층 자산 형성'을 돕겠다고 나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청년층의 자산 형성 기회를 최대한 확대해 나가겠다"면서 "청년층의 관심이 높은 국내 자산시장에 대한 정책적 세밀함과 지원 노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집값은 오르는데 일자리 상황이 안 좋고, 지금 있는 자산 형성 제도 등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청년들이 비트코인을 찾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근본적으로 비정상적인 노동시장, 부동산시장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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