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스크·전면등교·해외여행은 언제? ... '백신 접종 이후' 고민이 시작됐다

입력
2021.05.17 19:10
1면
구독

17일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출하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이 경기 이천시 물류창고에 도착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백신수송지원본부 제공

17일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출하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이 경기 이천시 물류창고에 도착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백신수송지원본부 제공

2분기에 쓸 코로나19 백신이 속속 공급되면서 대규모 예방접종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언제부터 ‘노마스크’, '전면 등교', '해외여행'이 가능해질까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감염확산세가 쉬이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이라 방역당국은 “답변하기 이르다”며 거리를 두려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접종 이후’를 본격 논의하기 시작했다.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 1차만 맞은 사람, 아예 안 맞은 사람이 혼재하는 상황이라 더 세심한 방역수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스크 벗기? 1차 접종 50% 수준에나 가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마스크 벗기'와 관련해 “미국은 국민의 약 9.9%가 확진돼 자연면역을 갖고 있고, 1차 접종률이 46%로 높은 상황에서 취한 조치”라며 “이를 바로 국내에 적용하긴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접종완료자, 즉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난 사람'에 대한 인센티브도 검토 중이다. 지금의 '자가격리 면제'를 넘어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나 영업시간 제한에 예외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아직 확정된 건 없다”면서도 “방역수칙 조정은 2차 접종자를 대상으로 하되, 일부 1차 접종자까지 적용할 여지가 있는지 정교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조치들은 단순히 백신만 많이 맞아서 되는 건 아니다. 확진자 발생, 변이 바이러스 양상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우리의 경우 확진자는 최근 1주간(9~15일) 하루 평균 590.9명으로, 직전 주(2~8일, 565.3명)보다 25.6명(4.5%) 늘었다. 변이도 심상치 않다. 정 청장은 “변이 영향에 따른 방역 상황이 파악되고, 현재 7% 선인 접종률이 안정적으로 올라가야 완화 조치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샌타모니카=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샌타모니카=AP·뉴시스


AZ 접종자 해외 여행 불이익? "그럴 일 없다"

자유로운 해외여행도 관심사다. 그리스, 이탈리아 같은 관광국가는 너도 나도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격리 면제 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성급하다는 평가다. 접종 관련 문서의 위변조 가능성, 나라별 통용 가능성 등 현실적 문제 때문이다. 이 문제들이 다 해결됐다 해도 변이 바이러스가 번지면 해외여행은 불가능하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아봐야 해외여행 혜택을 누릴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방역당국이 "현실성 없는 지적"이라 딱 잘라 지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서 미국령 괌에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백신을 맞아야 자가격리 면제 등 혜택을 준다고 밝혔다. FDA는 아직 AZ백신을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손영래 반장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럽 등 135개국이 AZ백신을 쓰고 있고, AZ백신 접종자 가운데 해외 지도자도 많다"며 "AZ백신 접종자가 차별받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괌 사례에 대해서도 "괌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정부 자체가 백신 여권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면 등교 위해 학생 접종도 추진

‘9월 전면 등교’를 내세운 교육부도 분주하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전면 등교에 필요한 세부 방안 짜기에 착수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밀집도 기준을 낮추고 등교 인원을 확대해 일정 조건에서는 전면 등교가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다음 달 초등 1?2학년 교사를 시작으로 여름방학까지 모든 교직원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질병청에 요청한 상태다. 방역당국도 학생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화이자 백신 접종가능 연령을 12세까지 낮춘 상태다. 정 청장도 “백신 허가 범위 변경과 접종 연령 확대 논의를 거쳐 학생 접종 계획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여전히 조심스럽게 진행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안이다. 백신 접종 이후에 대한 여러 고민을 '방역 완화'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학교를 열기 위해서라도 기본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며 “마스크 벗는 건 접종률이 50~60%는 넘어가야 비로소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이윤주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