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노조 "미국 시장에 8조원 투자 계획 반대"

입력
2021.05.17 17:29
"해외 공장 확대보다 국내 경쟁력 및 고용안정 먼저
 한미 정상회담 선물용이라면 더 비판받아야"
 전기차 시대 전환 앞두고 임단협 갈등 수면 위로

현대차 노조원들이 12일 울산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열린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현대차 노조 제공

현대자동차와 기아 노동조합이 사측의 8조4,000억 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에 반대하고 나섰다. 해외공장 확대보다 고부가가치 중심의 국내 공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 노조는 17일 성명서를 내고 "노조와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천문학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은 노조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현대차의 미국 투자 계획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노조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부품수급 문제 등 해외공장의 문제점은 너무도 많다"며 "지금은 해외공장을 확대하기 보다 품질력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중심의 국내 공장을 강화하고, 신산업을 국내 공장에 집중 투자하는 길이 현대차가 살 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외공장은 현재 수준으로도 충분하다"며 "(이번 투자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준비한 선물용이라면 더더욱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사측의 이번 발표는 '2025 전략'에도 없는 내용으로, 4차사업 시대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투자계획부터 생산개발 과정까지 노조와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충고를 내팽개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기아 노조 역시 이날 발행한 소식지를 통해 "해외공장이 우선이 아니라 3만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국내공장 전기차·수소차 조기 전개, 핵심부품 국내공장 내 생산을 위한 구체적 방안 제시가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전기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연료전지 등 핵심 미래사업 전략을 담은 '2025 전략'을 공개한 바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최근 2025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등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 시설 구축에 74억 달러(약 8조4,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현대차·기아 노조가 사측의 투자 계획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면서 조만간 진행될 임금 및 단체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올해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공동 요구안인 기본급 9만9,000원 인상과 성과급에 더해 정년 연장 및 전동화과 연관된 일자리 보장 대책을 포함시켰다. 올해 단협 없이 임협만 진행하는 기아는 별도요구안으로 정년퇴직 인원 감소분만큼 신규인원을 충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21년 단체교섭 별도요구안으로 미래산업 특별협약을 요구하고 있다"며 "친환경차, 로보틱스, UAM 등 산업이 격변하는 대전환시대에 현대차 노사는 미래 기술선점을 통한 경쟁력 확보로 회사의 발전과 조합원의 고용보장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노사관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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