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 8번째 PGA 한국인 챔피언…“너무나 기다렸던 우승”

입력
2021.05.17 15:24
80번 출전 끝에 첫 PGA 투어 우승
“리더보드 안 보고 내 경기에 집중”
7월 ‘축복이’ 아빠되는 이경훈
“아내 임신한 뒤 좋은 일만 생겨”

이경훈 17일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열린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 한 뒤 18번 그린에서 트로피를 들고 있다. 이번 우승으로 이경훈은 한국 선수 통산 8번째로 PGA 투어 정상에 올랐다. 매키니=AP 연합뉴스

이경훈(30)이 생애 처음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8번째 한국인 챔피언이다. 이경훈은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우승이고, 지금도 정말 믿기지 않는다. 그동안 저를 도와준 가족들, 아내, 그리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경훈은 1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2)에서 열린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81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25언더파 263타를 기록한 이경훈은 2위 샘 번스(미국)를 3타 차로 따돌리고 PGA 정규 투어 첫 승을 달성했다.

한국 국적 선수가 PGA 투어 정상에 오른 것은 최경주(51) 양용은(49) 배상문(35) 노승열(30) 김시우(26) 강성훈(34) 임성재(22)에 이어 8번째다. AT&T 바이런 넬슨에서는 2019년 강성훈에 이어 2연속으로 한국인 우승자가 배출됐다.

번스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이경훈은 2∼4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으며 선두에 올랐다. 6번, 8번 홀에서는 한 타씩 줄이며 2위권 선수들과의 간격을 3타까지 벌렸다. 9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12번 홀에서 버디에 성공하며 실수를 만회했다.

16번 홀이 위기였다. 약 4.5m 파 퍼트를 앞둔 상황에서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됐다. 2시간 30분 뒤 재개된 경기에서 보기를 범하며 흐름이 끊기는 듯했다. 하지만 이경훈은 이어진 17번 홀에서 티샷을 홀 약 1m 남짓으로 보낸 뒤 3타 차로 달아났고 마지막 18번 홀도 버디로 마무리하며 투어 첫 우승을 확정했다.

국가대표 출신 이경훈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로 한국오픈에서 2015년과 2016년 2연패를 달성했다. 일본프로골프 투어(JGTO)에서도 2승을 거뒀다. 2016년 PGA 2부 투어에 입문한 그는 2018~19시즌부터 PGA 정규 투어에서 활약, 통산 80번째인 이번 대회에서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경훈은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하면 어떻게 세리머니를 할지 많이 상상했었는데 막상 우승하니 너무 흥분되어서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너무 기쁜 마음뿐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말 긴 하루였다. 차분히 경기를 풀어 가려고 했고 긍정적인 생각만 하려고 노력했다. 리더보드를 보지 않고 내 경기에 집중하려고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되돌아봤다.

우승의 원동력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몇 달 동안 퍼트가 안 좋아도 퍼터를 바꾸지 않다가, 이번 주에 캘러웨이 일자형 앤써 타입으로 바꿨다.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답했다. 아내와 곧 태어날 딸 ‘축복이’(태명)에게도 기쁨을 전했다. 그는 “우리 부부에게 이제 7월이면 딸이 태어나는데, 진짜 큰 선물인 것 같다. 아내가 아이를 임신하고, 너무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났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경훈은 이날 우승으로 상금 145만8,000달러(약 16억4,000만 원)와 함께 다음 주 개최되는 PGA 챔피언십 출전권을 확보하게 됐다. 그는 “메이저 대회에 참가하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만들어졌다. 경험을 쌓고 계속 좋은 플레이를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 투어 챔피언십까지 가는 게 목표다. 앞에 놓인 대회에 최선을 다하며 시즌을 마치면 30등 안에 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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