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이 희비 갈랐다"…1분기 실적 대형항공사 '순항'·LCC '난항'

입력
2021.05.17 17:46
수정
2021.05.17 19:51

국내 항공사들의 1분기 실적이 '화물사업'에 따라 엇갈계속 증가, 당분간 항공운임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서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렸다. 대형항공사들은 화물 수송 극대화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최소화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여객 수요 감소에 직격탄을 맞았다.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액 7,834억 원, 영업손실 112억 원, 당기순손실 2,304억 원 등을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6% 감소했지만, 적자 폭은 대폭 줄었다. 특히 영업손실은 지난해 1분기보다 94.6% 개선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적자폭 감소엔 화물사업이 자리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동남아, 미주, 유럽 중심으로 화물운송 수요를 확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6,105억 원의 화물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준대형기 A350 여객기 2대에 이어 올 2월에도 2대를 추가로 화물기로 개조, 편당 최대 46톤의 수송력을 확보했다. 특히 미주, 유럽 노선 중심으로 △정보기술(IT)·전자기기 부품 △전자상거래 수출품 △개인보호장비 등의 탑재 물량을 늘렸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대한항공은 화물사업 호조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화물기 가동률을 높이고, 보잉777-300ER 등 중대형 여객기의 좌석을 떼어내고 화물기로 개조, 화물 수송을 극대화했다. 그 결과 1분기 영업이익은 1,245억 원으로, 시장 컨센서스(평균전망치)인 245억 원을 넘어섰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화물사업 호조는 견조한 글로벌 물동량을 바탕으로 항공 화물 운임 강세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발표하는 화물 운송지수 'TAC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1㎏당 8.4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5.69달러) 대비 49% 오른 수치로, 2015년 지수를 처음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3월 말 발생한 '수에즈 운항' 마비 사태 이후 항공 화물 수송 수요는

하지만 LCC 업계 실적은 암울했다. 국내 최대 LCC 업체인 제주항공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8% 감소한 418억원에 그쳤다. 제주항공의 영업손실도 8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8% 악화됐다. 진에어의 경우 매출은 439억원(-69.5%), 영업손실은 601억원(92% 악화)으로 나타났다. 에어부산(472억원), 티웨이항공(454억원) 등도 지난해 1분기 보다 확대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LCC 실적 부진은 부족한 화물 수송 능력에서 비롯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분기 항공 화물 수송에서 LCC 비중은 1.9%에 불과했다. 대한항공(66.7%)과 아시아나항공(31.4%)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다. 국내 LCC 업체들은 보유 항공기 대부분이 소형기인 탓에, 화물 사업에 수동적으로 대응했다. 게다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여객 사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1분기 경영상태가 악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LCC 업계는 주력 사업인 단거리 해외 여객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내선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는 수익성이 없어 실적 개선은 불가능하다"며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은 화물운항을 개시했지만, 이 마저도 높은 수익이 보장되지 않아 2분기에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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