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아기만 살아남았다...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 갈수록 심각

입력
2021.05.16 13:30
수정
2021.05.16 13:3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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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으로 어린이 8명 한꺼번에 숨져?
이슬람 명절 '이드' 맞아 모였다 봉변

15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에서 홀로 살아남은 팔레스타인 아기를 간호사들이 돌보고 있다. 가자시티=AFP 연합뉴스

15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에서 홀로 살아남은 팔레스타인 아기를 간호사들이 돌보고 있다. 가자시티=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이 8명이 한꺼번에 숨을 거두는 등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이스라엘 정부는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향후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는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한 건물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 8명이 한꺼번에 숨졌다고 전했다. 해당 건물에선 아이들의 어머니인 여성 2명을 포함해 총 10명이 사망했다. 무너진 건물에서 살아남은 건 어머니의 시신 옆에서 울고 있던 5개월 난 아기뿐이었다. 구조대는 건물 안에 사망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사망한 아이들은 모두 사촌지간으로,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슬람 명절 ‘이드’를 보내기 위해 모였다가 변을 당했다. 아이들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는 장난감과 보드게임, 이드를 축하하기 위해 준비한 명절 음식 등이 흩어져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사망한 아이들의 아버지는 “아이들이 사촌과 놀고 싶어해 아내가 친척 집에 갔다”며 “그런데 공습으로 아내와 아들 4명을 한꺼번에 잃었다”며 가디언에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다.

피해가 이어지자 국제사회도 민간인 공격을 자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15일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민간인 피해 급증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두자릭 대변인은 어린이 8명이 숨진 이번 사건을 거론하며 공격 자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같은 날 대국민담화에서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해 앞으로 피해가 더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선 최소 139명이 사망했는데, 이 중 어린이가 39명, 여성이 22명이었다. 가자지구 내 병원에서 부상자를 치료 중인 의사 나빌 아무 알 리쉬는 “지금 상황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대학살”이라고 알자지라방송에 설명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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