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살해 후 시신 훼손·유기 노래주점 업주 "정말 죄송합니다"

입력
2021.05.14 15:40
"툭툭 건들면서 112 신고에 화나 살해"

노래주점에서 손님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는 업주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4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술값 문제로 실랑이하던 손님이 112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노래주점 업주가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살인과 사체 유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노래주점 업주 A(34)씨는 1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인천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피해자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까지 해야 했느냐"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냐" "범행 은폐를 계속 시도했는데 들키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느냐" 등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A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정우영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A씨는 지난달 22일 새벽 2시 6분에서 24분 사이 자신이 운영하는 인천 신포동 노래주점에서 40대 남성 손님 B씨를 주먹과 발로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찰에서 "B씨가 돈이 없다고 툭툭 건들면서 (감염병 예방법 위반으로) 혼나보라며 112에 신고해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범행 이틀 후인 지난달 24일 노래주점에서 B씨 시신을 훼손한 뒤 비닐봉지에 담아 자신의 BMW 승용차에 보관하다가 인천 부평구 철마산 중턱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B씨 소지품 등을 송도국제도시 등지에 버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B씨 시신을 유기하려고 차량에 보관하다가 지난달 26일 이후 철마산 기슭에 유기했으나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며 "보강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12일 오전 인천 중구 신포동 한 노래주점에 출입 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노래주점 업주 A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2시쯤 주점에서 40대 남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B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7시 30분쯤 지인과 함께 노래주점을 찾았다가 실종됐다. 그는 과거에도 한 차례 이 노래주점을 찾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달 26일 "아들이 귀가하지 않고 있다"는 B씨 아버지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조사했다. 그는 "지난달 22일 새벽 2시 10분쯤 술값 문제로 실랑이를 하다가 B씨가 나갔다"고 진술했다. A씨는 그러나 12일 체포된 뒤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 범행을 자백하고 시신 유기 장소를 실토했다. 경찰은 전날 오후 철마산에서 훼손된 B씨 시신을 수습했다.

A씨는 지난달 22일 오후 6시 24분쯤 자신의 노래주점 인근 가게에서 14ℓ짜리 락스 1통과 75ℓ짜리 쓰레기 봉투 10장, 테이프 2개 등을 샀다. 그는 같은 날 오후 3시 44분쯤 노래주점 앞 음식점을 찾아가 외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가 작동하는지도 확인했다. 경찰은 A씨가 락스 등을 이용해 시신을 훼손하거나 유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B씨는 지난달 22일 새벽 2시 4분쯤 업주 A씨와 술값 문제로 다투다가 112에 "술값을 못 냈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인천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은 긴급 상황으로 보지 않고 관할 인천 중부경찰서에 출동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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