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기 SG배 명인전] 흔들림 없는 대응

입력
2021.05.14 04:30
흑 현유빈4단 백 이창호9단 패자부활 1회전<6>

6보


11도


12도

'붉은여왕 효과'라는 것이 있다. 자신이 발전해도 주변 환경과 경쟁상대 역시 끊임없이 발전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뒤처지거나 제자리에 머무는 현상이다. 많은 신예기사가 이 함정에 빠져 좌절하곤 한다. 따라서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두각을 나타냈다면, 굉장히 큰 발전이지만 노력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

이창호 9단은 실전 백1로 마지막 물음을 던진다. 얼핏 11도 흑1로 젖히는 수가 일감이지만, 흑7의 단수를 받지 않고 백8로 대마 전체를 잡으러 가는 수가 성립한다. 이렇게 된다면 순식간에 역전되고 만다. 실전 흑2로 받는 것이 침착한 대응. 현유빈 4단은 우세를 잡은 후 전혀 흔들림이 없다. 백7의 응수 타진에도 흑12로 정확하게 대응. 백11로 12도 백1로 두는 것은 흑이 흑2로 넘겨 주면 그만이다. 흑4가 선수이기 때문에 흑6, 8까지 흑 대마가 사는 것엔 지장 없다. 실전 흑12 이후 흑14, 16, 18이 좋은 수순. 선수로 최대한 이득을 본 후 흑24에 두자 집 차이로 인해 백은 더 이상 대국을 이어나가기 어려워졌다. 결국 흑26에 돌이 놓이자 백은 패배를 선언한다. 현유빈 4단은 대국 후 "승패를 떠나 이창호 사범님과 두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웠다. 뜻 깊은 하루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유빈 4단은 다음 판에 최정 9단과 안정기 6단의 승자조 8강전 패자와 맞붙게 된다.

정두호 프로 3단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당신이 관심 있을만한 이슈

댓글 1,324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