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 잘 맞는 단원들과 국내 최고의 악단 만들게요"

입력
2021.05.12 17:50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선임된 피에타리 잉키넨

KBS교향악단의 신임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피에타리 잉키넨은 자신의 음악적 장점을 두고 "늘 새롭고 자연스러운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KBS교향악단 제공

"KBS교향악단은 제가 20대 때부터 함께했는데 '케미(호흡)'가 잘 맞아요. 독특하고 강력한 캐릭터가 인상적이죠. 그 잠재성을 토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발전시키고 싶어요."

핀란드 출신 지휘자 피에타리 잉키넨(41)은 내년 KBS교향악단의 음악감독(상임지휘자) 취임을 앞두고 부푼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단원 평균 연령이 42세인 KBS교향악단은 2년이 넘는 사령탑 공백기 끝에 열정 넘치는 또래 친구를 만났다. 확 젊어진 음악이 기대되는 이유다.

12일 KBS교향악단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9대 음악감독으로 잉키넨이 선임됐다고 밝혔다. 잉키넨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3년이다. 현재 스위스에 체류 중인 잉키넨은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간담회에 참석했다. 잉키넨은 "직접 만나 인사하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며 "래퍼토리(곡목)에 관한 계획은 훗날 다시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KBS교향악단 신임 음악감독 선임 기자회견에서 피에타리 잉키넨(맨 오른쪽) 지휘자가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KBS교향악단 제공

KBS교향악단은 2019년 6월부터 신임 감독 선임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적임자 모색에 나섰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절차가 늦춰졌다. 최종 후보로 3명이 좁혀진 끝에 잉키넨이 낙점됐다. 남철우 KBS교향악단 사무국장은 "잉키넨은 젊지만 풍부한 지휘 경력을 갖췄고 국제무대에서 인정을 받은 차세대 거장"이라며 "65년 전통의 KBS교향악단을 진취적으로 발돋움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핀란드 헬싱키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에서 지휘를 배운 잉키넨은 일찍이 세계 유수의 악단과 음악을 만들어왔다. 지금도 독일 도이치방송교향악단과 일본 재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2년 전에는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측으로부터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의 음악감독으로 선임돼 화제를 모았다. 다니엘 바렌보임, 크리스티안 틸레만 등 거장 지휘자들이 거쳤던 자리다.

취임과 함께 잉키넨은 단원과의 신뢰 형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잉키넨은 "독일, 일본, 한국 세 곳을 돌아다녀야 해서 저글링이 쉽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단원 한 명 한 명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그들을 알아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더 좋은 음악을 위해 해결해야 할 잠재적 문제가 드러나면 우선순위를 정해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에타리 잉키넨은 내년 1월 1일부터 3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KBS교향악단 제공

잉키넨 취임과 함께 국내 주요 악단의 '핀란드 강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초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인 오스모 벤스케도 핀란드 출신이다. 이런 시선에 대해 잉키넨은 "같은 핀란드 출신 지휘자라도 기저에 있는 개성은 명확히 차이가 있다"면서 "그 독특한 다양성이 국가 규모에 비해 세계적인 지휘자를 여럿 배출한 핀란드의 특성"이라고 말했다.

잉키넨은 올해 12월 24일 KBS교향악단과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으로 관객을 만난다. 하지만 정식 취임 연주회는 내년에 예정돼 있다. 잉키넨은 "2022년에는 6번의 정기연주회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점차 횟수를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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