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입양 딸 학대한 양부 "아이에게 미안하고 죄송하다"

입력
2021.05.11 15:19
수정
2021.05.1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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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출석
아내 학대 가담 여부엔 "아닙니다"

화성 2세 입양아 학대 사건의 양부 A씨가 11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화성 2세 입양아 학대 사건의 양부 A씨가 11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아이에게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입양한 두 살 딸을 학대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양부 A씨가 11일 오후 수원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서면서 한 말이다. 취재진이 “아이에게 안 미안하느냐”고 묻자 나온 대답이었다.

그는 “아내도 학대에 가담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혐의 인정 등에 대한 물음에 답을 하지 않다가 승합차에 오르기 직전 취재진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 안 드세요”라고 묻자, 질문을 착각한 듯 “아닙니다”라며 차에 올랐다.

A씨는 지난 4일과 6, 8일 등 모두 세 번에 걸쳐 4~5대씩 B(2)양을 주먹과 손, 나무 재질의 구두주걱 등으로 폭행, 의식을 잃게 한 혐의(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8일 오전 B양을 폭행한 뒤 B양이 의식을 잃자 같은 날 오후 6시쯤 경기 안산의 한 병원에 의식불명 상태로 데리고 갔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이 아이의 얼굴과 등, 손과 발 등 신체 곳곳에 멍 자국을 발견,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했다.

병원 측은 B양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 응급처치 후 곧바로 인천 길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은 A씨와의 면담 과정에서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뺨을 한 대 때렸다”는 진술을 확보, B양이 A씨의 학대에 의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판단해 병원에서 긴급체포했다.

이후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 8일 오전에 자꾸 칭얼거려서 손으로 몇 대 때렸다”며 “이후 아이가 잠이 들었는데 몇 시간 지나 깨워도 안 일어나길래 병원에 데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폭행은 그날 하루에 그친 것이 아니었다.

지난 4일과 6일에도 집에서 아이를 때렸고 한번 때릴 때 4∼5대씩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A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저녁께 결정될 전망이다.

경찰은 또 A씨의 아내 C씨도 입건해 조사 중이다. C씨는 A씨가 아이를 폭행하는데도 이를 제지하지 않고 다친 B양을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하지 않은 혐의(아동복지법상 방임)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 부부가 지난해 8월 B양을 입양한 만큼 5월 이전에도 학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양부의 추가 학대 혐의와 양모의 가담 여부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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