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저탑차량 모는 기사들, 일주일 두세 번 병원... 고통 호소"

입력
2021.05.11 12:45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 "파업 상황 바라지 않아"
"노사정 협의체에 노동부가 참여한 건 희망적"
"협의체가 형식적 운영될 때 파업으로 갈 수밖에"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택배노동자 건강권을 훼손하는 저상차량 사용을 규탄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지상 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와 관련해 CJ대한통운이 저상차량 도입을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정부가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 택배대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면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택배노조)가 파업을 유보하기로 한 가운데, 택배노조는 "소나기만 피하고자 협의체를 형식적으로 운영한다면 파업 카드를 다시 꺼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1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협의체 (구성으)로 매우 진전된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파업 카드를 꺼내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택배노조는 앞서 10일 정부가 '지상 공원화 아파트 배송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하자 협의체에서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파업을 일시적으로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협의체에는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택배사, 택배노조가 참여한다. 이번 주 안에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진 위원장은 택배 주무 부처인 국토부 참여는 물론 노동부가 참여 주체로 들어온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저탑차량 운행으로 건강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조사와 함께 조치를 내릴 수 있는 주무 부처가 참여하기 때문이다.

그는 "노동부 참여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며 "노조는 저탑차량이 90도로 허리를 굽히거나 무릎으로 기어 다녀서 근골격계 악화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걸 실질적으로 조사하고 행정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책임 있는 정부 기관이 노동부라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탑차량, 최악의 노동 환경 강요하는 것"

지상 도로 출입제한 아파트 배송 문제로 파업을 추진했던 택배노조가 일시적 파업 유보를 결정한 가운데 11일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배송준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뉴스1

진 위원장은 저탑차량을 모는 택배기사들이 실제 건강 악화를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저탑차량을 이용해 지하로 배송하는 기사분들은 일주일에 두 세 번 병원을 가고, 고통으로 일을 못 한다고 많이 호소한다"며 "긴급 실태 조사를 했더니 50% 정도가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탑차량을 최악의 노동 환경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위원장은 협의체에 입주자 대표회의가 빠진 데 대해선 "저희가 요구한 건 아니다. 전국의 지상 출입을 금지시키는 공원형 아파트가 400개가 넘어 대표성을 띤 단체가 없다"며 "지상 출입 허용 입장을 전혀 밝히지 않은 상태라 택배사가 이 문제를 책임 있게 풀어야 할 주체"라고 설명했다.

진 위원장은 입주민들이 지상 출입을 계속 제한할 경우 택배사와 택배기사, 입주민이 재원을 마련해 제3자가 배송하는 방안을 중재안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입주민들이 추가 요금을 낼지, 지상 출입을 일부 허용할지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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