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20대 남성의 군 가산점 논란, 경제적 불안감 때문"

입력
2021.05.07 13:00
수정
2021.05.07 14:24
구독

더불어민주당 초선 '20대 간담회' 전한 이탄희 의원
"여성과의 관계에서 상대적 우위 점하려는 것 아냐"
"20대, 경제적 불안 큰데 희생만 요구하니 분노"
"文정부 개혁 입법 성과 없어… 기회 못 잡았다"

2월 22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보 김희원 논설위원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오대근기자

2월 22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보 김희원 논설위원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오대근기자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20대 남성들이 군 가산점을 요구하는 건 여성과의 관계에서 상대 우위를 점하려는 게 아닌 경제적 불평등에서 오는 절망감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20대 남성들은 1년 6개월 나라를 위해 일한 데 대한 정당한 보상을 달라는 굉장히 상식적이고 보편적 요구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전날 20대들을 초청해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 간담회를 진행했다. 20대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등을 대하는 민주당의 태도를 거침없이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들은 20대들의 목소리를 전달한 것.

이 의원은 "(20대들이 느끼는 문제 중) 하나는 일자리 문제"라며 "한 번 취업해 자기 인생이 통째로 결정되는 세상이다 보니 결국 사생결단식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세상이 각박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건 경제적 불평등 구조에 대한 전 생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20, 30대 배달 노동자들과 대화를 해 보니 이들은 동료로 일하는 40, 50대 라이더들을 보면서 '내가 20년 뒤에 저렇게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암울함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40, 50대 문제, 나아가 노인들과 서민층 문제는 20, 30대 문제와 다 연결돼 있다"며 "생애 주기를 헤쳐 갈 길이 안 보이니 극도의 불안감이 발생하고 이런 불안 상태에서 정당한 대가 없이 희생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분노가 바로 20대 남성의 군대 문제를 바라보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누구도 버리지 않겠다는 것 보여줘야"

더불어민주당 초선 모임 '더민초' 간사인 고영인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 간담회에 참석, 간담회 시작에 앞서 참석한 20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초선 모임 '더민초' 간사인 고영인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 간담회에 참석, 간담회 시작에 앞서 참석한 20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오대근 기자

이 의원은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쪼개기 정책'은 청년 문제에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요즘 세대를 쪼개고 젠더를 쪼개고, 지역을 수도권과 지방으로 쪼갠다"며 "쪼개는 대책은 공허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효과도 크지 않다. 전 생애적인 불평등 문제를 전면으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개혁 성과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발표한 문재인 정부의 개혁 입법 평가를 언급하며 "쉽게 말해 성과가 없다는 뜻"이라면서 "시민들은 구호를 열심히 외치는 것으로 역할을 다했는데, 집권여당과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 빨리 성과를 못 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시급한 민생 문제에 대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피해 대책이라고 꼽았다.

그는 "코로나19 피해와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적극적인 태도, 우리가 한 사람도 버리지 않고 가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19 피해는 눈에 안 보이는 몇몇 계층에 집중돼 있는데, 이분들은 대한민국에서 버려졌다는 슬픔이 있다. 구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 당국과의 긴장 관계도 피하면 안 된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가 재정 확장과 피해 지원에 평균 국내총생산(GDP)의 12% 정도를 썼는데 우리나라는 3%만 썼다"고 꼬집었다.


류호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