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만에 또… 중국 20대 청년, 보트 타고 대만해협 건넜다

입력
2021.05.07 08:25
수정
2021.05.0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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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이어 이달 4일에도 고무보트 횡단
"그냥 오고 싶었다" 진술...전례 없는 밀입국 행렬

방역복을 입은 대만 해안보안청 요원이 지난 4일 대만으로 고무보트를 타고 밀입국한 중국 20대 청년 장씨의 소지품을 검사하고 있다. 대만해안보안청 타이완뉴스 캡처

방역복을 입은 대만 해안보안청 요원이 지난 4일 대만으로 고무보트를 타고 밀입국한 중국 20대 청년 장씨의 소지품을 검사하고 있다. 대만해안보안청 타이완뉴스 캡처


중국인 20대 남성이 4일 고무보트를 타고 대만에 도착했다. 지난달 30일 30대 남성이 대만해협을 건너온 지 불과 나흘 만이다. 전례 없는 밀입국 행렬이다. 대만 당국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대만 해안보안청은 6일 “4일 오후 킨먼 북쪽 해상에서 레이더에 수상한 물체를 포착했다”며 “1시간 만에 경비정을 급파했고 이후 육군시설 근처 해안가에서 중국 국적의 장(江)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7일 타이완뉴스 등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경찰은 장씨의 체온을 측정해 열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보트를 검사했다. 여행용 가방 안에는 휴대용 충전기 2개, 휴대폰 2대, 은행 카드 2개, 다목적 칼이 들어있었다. 또 16개의 돼지고기 만두도 나왔다. 대만 경찰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우려해 만두를 폐기 처분했고, 장씨의 다른 물건들은 소독했다.

경찰 조사에서 장씨는 광시좡족자치구 주민으로, 남부 푸젠성 샤오덩에서 출발해 대만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고무보트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 것이다. 그는 왜 밀입국을 했느냐고 묻자 “그냥 오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14일간의 격리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밀입국 동기와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장씨의 나이는 20대로만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중국인 저우(周ㆍ33)씨가 고무보트를 타고 푸젠성에서 11시간 만에 대만 중부 타이중 항구 서쪽 부두에 도착해 대만이 발칵 뒤집어졌다. 밀입국으로 대만 땅을 밟은 첫 사례다. 당시 저우씨는 제방에 올라와 2시간 가량 머물다가 퇴근하던 인부들에게 발견됐다. 중국과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군 당국의 경계망이 인터넷으로 구입한 1만6,000위안(약 276만원)짜리 고무보트에 허술하게 뚫린 것이다.

저우씨는 조사에서 “난 중국의 지명수배자가 아니다”라며 “대만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동경해 온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만 당국은 아직 정확한 밀입국 경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만 출입국ㆍ이민법은 불법 입국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과 9만 대만달러(약 359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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