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베이조스가 붙었다... 누가 우주여행 꿈을 먼저 실현시킬까

입력
2021.05.07 05:30
수정
2021.05.0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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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화성행 꿈 이룰 유인 우주선, 4전 5기 성공
아직은 실제 계획의 절반 수준의 시제품이지만...

미국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이 5일 텍사스주 보카치카 발사장에서 이륙하고 있다. 보카치카=UPI 연합뉴스

미국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이 5일 텍사스주 보카치카 발사장에서 이륙하고 있다. 보카치카=UPI 연합뉴스

'스타십이 해냈다.' 5일(현지시간)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소식이다. 미국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의 시제품 'SN15'가 이날 텍사스주(州) 보카치카 기지에서 출발 10㎞ 고도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직립으로 착륙에 성공한 것. 4번의 실패 끝에 성공이다. 스타십은 무엇이길래 세계인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걸까.

달·화성 오가는 유인 우주선을 꿈꾸다

스타십은 달과 화성을 오가는 유인 우주선이다. 화물 100t을 비롯해 최대 100명을 달과 화성에 실어나르겠다는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길이 50m, 지름 9m 크기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지상착륙 성공은 재사용 가능한 왕복 우주선 개발에 한 발 더 다가갔다는 의미라 관계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제품의 시험비행이 진행됐고 5번째인 이번에야 발사 이후 폭발하지 않고 지상 착륙까지 성공했기 때문이다. 앞서 첫 번째 시험에서는 고도 12.5㎞까지 올라갔지만 비행 과정에서 엔진 2기가 멈췄다. 결국 착륙 시 속도 제어를 못해 지면과 부딪혀 폭발했다. 가장 최근인 3월에는 착륙까지 성공하는 듯했는데 8분 뒤 폭발하면서 결국 제자리가 됐다.

사실 이번 시험도 100% 성공이라고 보긴 어렵다. 착륙 직후 스타십 밑부분이 작은 불길에 휩싸혀 물대포로 급히 진화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이번 시제품 'SN15'을 바탕으로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미국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 시제품이 지난 2월 2일 텍사스주 보카치카 발사장에서 이륙 직후 폭발하면서 엄청난 화염을 뿜어냈다. 보카치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 시제품이 지난 2월 2일 텍사스주 보카치카 발사장에서 이륙 직후 폭발하면서 엄청난 화염을 뿜어냈다. 보카치카=로이터 연합뉴스


언제 화성으로 떠날까

스타십 상용화 목표 시한은 2026년이다. 스페이스X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스타십 한 대에 승객 백 명을 실어 보내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스타십 탑승은 소수만 누릴 수 있는 기회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목숨을 건 도전이기도 하다. 머스크도 이런 점을 확실히 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 대담에서 화성 여행이 부자들의 탈출구로 보인다는 질문에 "불편하고 입맛에 안 맞게 들릴 수도 있지만 죽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화성 탐사 초기에는 꽤 많은 수의 탑승자가 죽을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럼에도 "이 일은 영광스러운 모험이자 놀라운 경험이 될 것"이라며 죽음을 감수할 만한 도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주개발사업에 뛰어든 대표적인 미국 기업가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창업자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AFP 연합뉴스

우주개발사업에 뛰어든 대표적인 미국 기업가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창업자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AFP 연합뉴스


스타십 대적할 경쟁자들은

무모한 듯한 도전을 꿈꾸는 이는 머스크만이 아니다. 우주여행을 목표로 한 '블루오리진'이란 기업을 세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그의 경쟁자다. 둘의 경쟁은 이미 미국 항공우주국(NASA) 달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 관련 우주선 입찰에서부터 시작됐다. NASA가 지난달 달에 다시 사람을 데려갈 때 스타십 기종 가운데 하나를 쓸 것이라고 발표했다가 블루오리진 등 경쟁업체 항의로 전면 보류된 일이 있었다. 무려 29억달러(약 3조2,600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둘의 묘한 경쟁은 스타십이 지상 착륙에 성공한 날도 벌어졌다. 같은 날 블루오리진이 오는 7월 20일 첫번째 민간인 우주관광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우주경계선으로 불리는 고도 100㎞의 카르만라인까지 올라가 몇분간 무중력 체험을 하고 내려오는 '준궤도 관광'을 위한 뉴셰퍼드(로켓+캡슐) 개발을 시작한 지 6년 만이다. 디데이로 잡은 7월 20일은 1969년 아폴로 11호 우주선이 달에 착륙한 날이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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