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가 상승, 성장률·물가 동시에 끌어올린다

입력
2021.05.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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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에 수요·공급 측 요인 혼재… 성장률 0.5%p·물가 0.6%p 상승 요인
"성장률 예상에 못 미치면 물가 부담만 커져… 정책 지원 고려할 필요"

정규철(오른쪽) KDI 경제전망실장과 천소라 KDI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유가 상승의 국내 경제 파급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종=뉴시스

정규철(오른쪽) KDI 경제전망실장과 천소라 KDI 경제전략연구부 연구위원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유가 상승의 국내 경제 파급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종=뉴시스

올해 유가 상승이 경제성장률과 물가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다만 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재확산 등 경제 성장을 짓누를 수 있는 변수가 생기면, 물가 상승에 따른 부담만 커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최근 유가 상승의 국내 경제 파급효과’ 보고서를 통해 “2021년의 유가 상승은 경제성장률 0.4~0.7%포인트, 물가상승률은 0.5~0.8%포인트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해 말 2021년 경제전망을 할 때, 국제유가가 1배럴당 45달러 내외(두바이유 기준)일 것으로 가정하고 성장률,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제시했는데,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이를 조정하게 됐다. 이번 연구에서 KDI는 올해 연평균 국제유가가 지난해(42.25달러)보다 42.7% 높은 60달러 수준일 것으로 가정했다.

KDI는 최근 유가 상승이 코로나19 위기로 급격히 위축됐던 수요가 부분적으로 회복되고, 원유 공급도 축소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 중 원유 수요 확대는 경제성장률을 높이지만, 원유 수급 불확실성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설명했다.

올해 국제유가 60달러를 기준으로 한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보다 0.5%포인트, 물가상승률은 0.6%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KDI는 전망했다. 이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은 3.1%에서 3.6%로, 물가상승률은 0.7%에서 1.3%로 높아진다. 유가가 예상보다 더 많이 상승해 1배럴당 70달러를 기록할 때는 경제성장률이 0.7%포인트, 물가상승률이 0.8%포인트 높아질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다만 KDI가 수정한 성장 경로대로 경제가 성장하지 않을 경우, 유가 상승은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KDI 연구에 따르면 만약 국내총생산이 유지된 채 유가만 상승할 경우에는 기업의 생산 비용이 0.7%포인트가량 증가하고, 이를 가계에 얼마나 전가하느냐에 따라 가계의 소비지출 부담도 0.3~1.2%포인트 늘어날 수 있다.

천소라 KDI 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상승함에 따라 생산비용이 증가하는 석유류, 전기료 등 생활필수품목에 가격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아직 국내 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해, 필요시에는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경감하는 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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