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방역 최전선 병원, 코로나 재확산 거점 돼

입력
2021.05.06 14:00

하노이 중앙열대병원, 환자·의사 22명 감염?
방역당국, '시설3+자택1주'로 격리기간 연장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국립 중앙열대병원 전경. VN익스프레스 캡처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국립 중앙열대병원 전경. VN익스프레스 캡처

베트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도맡아 하던 하노이 국립 중앙열대병원이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긴급 봉쇄됐다. 가뜩이나 최근 북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지역확산이 거센 상황에서 방역 핵심 축까지 이탈한 것이다.

6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트남 보건부는 전날 하노이 동아잉현에 위치한 중앙열대병원을 14일 동안 코호트(동일집단) 격리하기로 결정했다. 당국 조치에 따라 300여명의 병원 의료진과 환자 및 보호자 400여명은 해당 기간 병원 밖으로 나올 수 없다. 시 보건당국은 “입원 중인 코로나19 환자 치료는 계속 진행되며, 중앙열대병원이 담당해야 할 신규 환자는 인근 병원으로 분산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노이 중앙열대병원은 지난달까지 1,000여명의 환자를 치료한 베트남 코로나19 방역의 핵심 시설이다. 이날 현재 베트남의 누적 확진자 수는 3,022명이며, 2,560명은 치료를 마쳤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해외 여행을 다녀온 의사 A씨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병원 구성원 전체를 검사한 결과, 환자 8명을 포함해 총 22명이 감염됐다. 최근 열흘 간 확인된 하노이 지역 확진자(27명) 대부분이 이 병원에서 나온 셈이다. 베트남은 지난달 27일 중국인 단기 출장자와 접촉한 빈푹성(省) 주민들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10개 지역에서 총 74명이 코로나19에 걸렸다. 특히 빈푹성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 3명은 인도발(發)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의 보건 위기가 가중되자 방역당국도 덩달아 우왕좌왕하고 있다. 전날 베트남 국가지도위원회는 자국 입국 시 격리기간을 기존 2주에서 4주(시설 2주+자택 2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재확산 사태의 최초 전파자로 의심되는 중국인들이 현지 2주 격리 이후 증상이 발현된 만큼 부랴부랴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채 하루도 지나지 않은 전날 밤 보건당국은 3주 시설 격리 뒤 1주 자택 격리로 지침을 다시 강화했다. 또 자택 격리 대상자 거주지 인근에 보건당국 요원과 공안 등을 배치해 신고하지 않은 개인 이동을 철저히 단속하기로 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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