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카타르 '백신 집단면역 실험' 효과 입증… "변이도 통제 가능"

입력
2021.05.0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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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라 실제 접종자 연구서 90%대 효과 입증
영국·남아공 변이도 예방… 감염병 종식 희망↑

이스라엘 정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지난달 18일 텔아비브 해변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젊은이들이 모여 대화하고 있다. 텔아비브=AP 뉴시스

이스라엘 정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지난달 18일 텔아비브 해변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젊은이들이 모여 대화하고 있다. 텔아비브=AP 뉴시스

감염병 위기로부터 인류를 구할 희망은 역시 ‘백신’뿐이었다. 대규모ㆍ초고속 백신 접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면역을 향해 달려간 이스라엘과 카타르에서 예방효과가 입증됐다.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능이 탁월했다. 두 나라가 선도한 백신 ‘집단면역’ 실험이 결실을 거두면서 감염병 종식의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이스라엘 보건부는 5일(현지시간) 영국 의학저널 랜싯에 발표한 이스라엘 면역 실험 연구 논문에서 “화이자 백신을 2회 접종할 경우 예방효과가 9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차 접종 후 7일이 지난 후 예방효과는 감염 95.3%, 입원 97.2%, 사망 96.7%였고, 14일 지나자 수치는 약간 더 올라갔다. 하지만 한 번만 맞았을 때 예방효과는 감염 58%, 입원 76%, 사망 77%로 뚝 떨어졌다. 2차 접종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논문 작성을 주도한 샤론 알로이 프라이스 이스라엘 보건부 박사는 “지금껏 세계 어느 나라도 백신 접종 캠페인이 국가 공공보건에 미치는 영향력을 설명하지 못했다”며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이번 연구는 백신이 결국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극복의 희망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의미를 짚었다.

이번 연구는 1월 24일부터 4월 3일까지 코로나19 감염자 23만2,26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인류의 ‘면역 실험실’을 자처한 이스라엘은 실시간 백신 접종 데이터를 화이자에 제공하는 조건으로 조기에 물량을 대거 확보해 접종 속도전을 펼쳤다. 지난달 3일 기준 이스라엘의 2차 접종 완료 인구는 16세 이상 성인의 72.1%인 471만4,932명이다.

또 하나 희소식은 백신이 변이에도 효과를 증명했다는 점이다. 연구 기간 이스라엘 코로나19 확진 사례의 95%가 영국 변이 감염이었는데도 예방효과가 90%를 넘었다는 건 백신이 어느 정도 변이를 통제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카타르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역시 화이자가 이날 국제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카타르에서 2차 접종을 완료하고 2주가 지난 뒤 영국 변이 예방효과가 87~89.5%로 나타났다. 남아공 변이에도 72.1~75%로 상당한 효능을 보였다. 기존 바이러스까지 포함하면 중증 질환 예방효과가 97.4%까지 치솟았다. 어느 바이러스에든 백신이 잘 통한다는 의미다.

아넬리스 와이더 스미스 런던위생열대의대 감염병 연구 교수는 “우려스러운 코로나19 변종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백신을 사용해도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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