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 감염병 위기 대응 역량 구축을 목표로

입력
2021.05.06 04:30
25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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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전 세계 1억5,000만 명이 감염되었다. 예외적으로 성공한 대만, 뉴질랜드 등을 제외하면 우리는 비교적 적은 수의 인명 피해를 보이고 있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위기 이후 보강했던 감염병 대비책과 국민의 자발적 참여 덕에 가능했다고 본다. 하지만 지난 1년을 돌아보면 국내 대응에서 한계가 드러나기도 하였다.

지난 1년 동안 3차례의 큰 유행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상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2003년 사스 이후 설치하기 시작한 국가지정음압격리병상은 메르스 유행 시 수적으로 부족했고, 일부 병상은 감염병 진료인력과 시설 부족으로 치료시설로 활용되지 못했다.

2015년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중앙감염병전문병원으로 지정하였으나 진척이 없었다. 방역당국은 대한감염학회 등 전문가와 코로나19 대응전략을 긴밀하게 논의해왔고, 그 과정에서 제안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와 생활치료센터는 급증하는 환자 대응에 유용하였지만 치료병상과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계속되었다.

감염병 위기 대비를 위해 지속적인 감염병연구 지원은 필수이다. 진단법 개발 연구지원의 성과로 조기 확립이 가능하였던 코로나19 PCR 진단법은 방역에 크게 기여하였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부족했던 감염병연구 지원을 확대하는 목적으로 2020년 9월에 국립감염병연구소가 설립되었다. 좀 더 강화된 연구지원이 추진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술력과 연구자 확보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위기상황에서는 대비에 대한 논의가 뜨겁지만 지나면 잊혀지는 것이 반복되고 있다. 부족한 감염병 대비는 의료피해를 넘어서서 전체 사회의 위기로 이어지고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것이 팬데믹의 교훈이다. 아이들의 교육은 멈췄고 실업자 증가, 소상공인 폐업, 재난지원금 등으로 인한 국가재정부담도 커졌다. 지속되는 감염병 위협에 대한 대비는 국민안전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투자이다.

국가의 감염병 대비 정책 추진에 있어 삼성의 재정적 지원은 강력한 견인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의 투자역량을 넘어서는 시설규모와 질적 강화, 인력확보 및 교육, 연구사업 등에 투자 확대로 초일류 위기대응역량 구축이라는 목적에 다가갈 수 있게 할 것이다. 감염병전문병원 설립과 감염병전문가 양성을 포함해서 제대로 된 감염병 대비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감염병 연구 지원은 일시적 관심이 아니라 국가의 중요 핵심의제로서 지속되어야 한다.

생활치료센터 제공, 마스크 제작, 백신 도입 등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그간의 노력과 미래 안전망 구축을 위한 삼성의 사회적 공헌에 크게 감사한다. 본래의 취지에 맞게 제대로 사용되도록 관리 감독하는 숙제가 남았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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