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AZ 신규 접종, 5월말에나 재개하는데 ... 정부, 접종대상자 더 늘렸다

입력
2021.05.04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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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접종인원 1,300만명으로 100만명 늘려
5월말부터 하루 35만명 정도 맞혀야 달성 가능

정은경(오른쪽) 질병관리청장이 3일 오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은경(오른쪽) 질병관리청장이 3일 오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물량 부족 우려가 제기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이 14일부터 차례로 723만 회분 들어온다. 1차 접종이 이미 중단된 화이자 백신은 5~6월 500만 회분이 매주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이로써 상반기 도입될 백신 물량은 23만 회분 늘어난 1,832만 회분이 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당초 3분기에 백신을 맞을 예정이던 60~64세 고령층도 2분기 접종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 일정에 맞춰 방역당국은 상반기 접종 목표 인원을 기존 1,200만 명에서 1,300만 명으로 올려 잡았다. 백신이 정부 일정대로 들어온다고 가정할 경우 이 목표를 맞추려면 하루에 35만 명 넘게 접종해야 한다. 전국 병·의원 1만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접종한다 해도 상당한 부담이 될 거란 예상이다.

AZ 신규접종, 27일부터나 가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3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2차 특별방역 점검회의 후 가진 브리핑에서 “5월 14일부터 6월 첫째 주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총 723만 회분이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5월 말 200만 회분, 6월 말 500만 회분으로 예정됐던 일정이 다소 앞당겨지고 물량도 23만 회분 추가됐다. 여기에 국제 백신 공동구매기구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들어오기로 한 물량 167만 회분을 포함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월까지 총 890만 회분이 도입된다.

이 물량은 5월 중순부터 예정된 아스트라제네카 2차 접종에 먼저 투입되고, 이후 5월 하순부터는 새로운 1차 접종에 쓰인다. 신규 1차 접종 대상자는 60세 이상으로 확대됐고 고령자 순으로 예약을 받는다. 70~74세는 6일, 65~69세는 10일, 60~64세는 13일부터 예약할 수 있다. 실제 접종은 65~74세의 경우 이달 27일부터, 60~64세는 다음 달 7일부터 시작된다. 만성 중증 호흡기질환자와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도 각각 6일과 13일부터 예약할 수 있고, 5월 27일과 6월 7일 접종이 시작된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4일부터 들어오는 만큼 그 전까지는 신규 1차 접종은 사실상 중단된다. 14일 이전에는 4월에 이미 예약한 사람들에 대한 1차 접종만 한다. 현재 남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35만8,380회분이지만, 5월 예정된 2차 접종자는 57만 명이다.

3일 오후 서울의 한 보건소에서 관계자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3일 오후 서울의 한 보건소에서 관계자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화이자 신규 접종도 5월 셋째주라는데... 여전히 미정

화이자 백신은 예정대로 5~6월에 걸쳐 매주 총 500만 회분이 차례로 공급된다. 여기에 코백스를 통해 29만7,000회분이 추가로 들어온다. 현재 접종이 진행 중인 75세 이상 고령자에게 먼저 배정되고, 2분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30세 미만 사회필수인력과 군 장병에게 접종된다.

접종 간격이 3주로 짧은 화이자 백신은 최근 2차 접종이 시작되면서 물량이 부족해져 대다수 지자체가 1차 접종을 중단한 상태다. 김기남 질병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은 “이달 셋째 주까지 2차 접종을 집중 실시하면서 지난달 이미 예약한 1차 접종을 함께 진행 중”이라며 “셋째 주부터는 신규 1차 접종 예약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화이자 백신은 52만9,000회분이 남아 있고, 이달 2차 접종을 해야 하는 인원은 148만 명이다.

하지만 정부는 5월 신규 1차 접종 예약이 언제부터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2차 접종이 어느 정도 종료되는 시점"이라고만 밝혔다.

백신 부족으로 인한 1차접종 중단, 그리고 이런 접종 전략에 대해 방역당국이 미리 계획한 것이냐는 질문에 정은경 청장은 "1차, 2차 접종에 대한 순서나 아니면 일정에 대해 사전에 상세히 안내해 드리지 못한 점은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앞서 백신 수급 불안을 언급하며 "국민들께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백신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알려달라.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바로잡는 노력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백신 배분과 접종률이 더 중요”

정부는 백신 물량 추가 확보 등을 통해 상반기 1차 접종 목표 인원을 기존 1,200만 명에서 1,300만 명으로 높여 잡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차 접종만 해도 예방 효과가 있고 1, 2차 접종 간격이 최대 12주에 이른다는 점을 들어 1차 접종자를 최대한 늘리는 방향으로 접종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360만여 명밖에 안 된다. 5~6월에 약 940만 명이 새로 백신을 맞아야 한다. 이 인원이 5월 말~6월 사이에 접종해야 한다. 주말을 제외한 평일 일수로 따져보면 하루에 35만 명 이상을 접종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하루 접종자 수가 10만여 명인 걸 감안하면 벅찬 숫자일 수 있다. 김기남 국장은 그러나 “1만3,000여 곳의 위탁의료기관이 가동되면 짧은 기간에 많은 접종이 이뤄질 수 있는 인프라는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 역량으로 하루 35만 명 접종 자체는 충분히 가능하다"면서도 “백신을 연령별, 대상별, 지역별로 사전에 얼마나 잘 배분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목표 숫자에 연연해하지 말고 접종률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유환구 기자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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