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책장’을 열어준 자갈밭

입력
2021.05.03 04:30

새벽 바닷가에서 파도와 자갈들이 듀엣 연주처럼 조화로운 화음으로 어린 시절 정다웠던 추억을 소환한다.


이른 새벽 밀려오는 파도와 자갈들이 굴러다니면서 아름다운 화음을 내고 있다.


눈앞에는 밀려오는 파도가 제법 있지만 먼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해 저 멀리에 있는 배들이 고요하고 평화롭게 보인다.


이른 새벽 바닷가를 찾았다. '촤르륵~' 파도가 밀려오는 소리가 잠시 들리는가 싶더니 '우르륵 우륵~'하며 어른 주먹만 한 자갈들이 파도에 굴러다닌다. 귀에 착착 감기는 낯익은 소리다. 가만히 들어보니 파도의 세기에 따라 자갈들의 소리도 작아지거나 커지면서 듀엣 연주처럼 조화로운 화음을 내고 있다.

이 자갈밭은 어린 시절 여름이면 친구들과 종일 물장구를 치며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놀았던 곳이다. 한여름에도 물이 차가워 한참을 놀다 보면 체온이 내려가 입술이 새파랗게 변했다. 이때는 태양열에 데워진 자갈들을 깔고 누워서 몸을 덥히곤 했다. 귀에 물이 들어가도 따뜻한 돌을 귀에 가져다 대면 금세 뻥 뚫린다.

상쾌한 파도 소리에 실려 오는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하며 바다 위에서 불을 밝히고 떠 있는 배들을 보았다. 눈앞에는 밀려오는 파도가 제법 있지만, 먼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해 저 멀리에 있는 배들이 고요하고 평화롭게 보인다. 그 순간 또 자갈들이 "우리들을 봐달라"는 듯 와글와글 소리를 낸다. 파도에 몸을 맡긴 자갈들의 목소리에 내 어린 시절 기억들이 갈피갈피 흘러나왔다.

새벽 바닷가에서 파도와 자갈들이 듀엣 연주처럼 조화로운 화음으로 어린 시절 정다웠던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


새벽 바닷가에서 파도와 자갈들이 조화로운 화음으로 어린 시절 정다웠던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


새벽 바닷가에서 파도와 자갈들이 조화로운 화음으로 어린 시절 정다웠던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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