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히어로즈 인수 희망했지만 무시 당했다”

입력
2021.04.28 11:56

“동빈이 형, 내 도발에 야구장 방문”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SNS 캡처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SNS 캡처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키움 인수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야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전날 SSG와 KT 경기가 끝난 후 오후 11시30분께 한 소셜미디어 내 개설된 ‘동빈이형 가만 안도...’라는 방에 들어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롯데 구단에 관한 발언을 하던 중 ‘롯데자이언츠 외에 라이벌은 어떤 팀이냐’는 질문에 “키움히어로즈”라고 답했다.

정 부회장은 “키움을 발라버리고 싶다”고도 했다. 바른다는 농락하듯 이긴다는 뜻의 속어다.

정 부회장은 “과거 키움 히어로즈가 넥센 히어로즈일 때 야구단을 인수하고 싶었는데, X무시하며 안 팔았다. 자존심이 땅에 떨어질 정도로 내몰았다”며 “(히어로즈가) 우리(SSG)에 졌을 때 XXX들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인) 허민과는 친하지만 키움은 발라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SSG는 23∼25일 키움과의 원정 3연전에서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정 부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6년여 만에 야구장을 찾은 것도 자신의 도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27일 자신이 구단주로 있는 롯데를 응원하기 위해 잠실야구장을 방문, 롯데가 0-4로 뒤진 7회말까지 경기를 관전했다.

정 부회장은 SK를 인수해 SSG를 창단한 뒤 유통 맞수인 롯데를 향해 “본업(유통)과 야구를 서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본업과 연결할 것이다. 게임에선 우리가 질 수 있어도 마케팅에서만큼은 반드시 이기겠다. 롯데가 어쩔 수 없이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공격해왔다.

정 부회장은 “내가 롯데를 도발했기 때문에 동빈이 형이 야구장에 왔다. 동빈이 형은 원래 야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도발하니까 제스쳐를 취한 것이다. 야구를 좋아하면 나가지 않는다”며 “내가 도발하자 롯데가 불쾌한 것 같은데, 그렇게 불쾌할 때 더 좋은 정책이 나온다. 롯데를 계속 불쾌하게 만들어서 더 좋은 야구를 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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