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분기 성장률 '-6.8→18.3%' 급등, 1992년 발표 이래 최고치

입력
2021.04.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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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식 반전, 최고 성장률 비결은
①지난해 코로나로 최악, 기저효과 착시
②수출 호조, 내수 강력, 생산·투자 순풍
안팎 불확실성 여전, "국제환경 복잡·엄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4일 푸젠성 푸저우에 있는 광학렌즈 업체를 방문해 임직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푸저우=신화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4일 푸젠성 푸저우에 있는 광학렌즈 업체를 방문해 임직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푸저우=신화 뉴시스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18.3% 늘었다. 1992년 분기별 성장률 발표 이래 30년 만의 최고치다. 올해 연평균 성장률은 ‘6% 이상(정부 목표)’을 훌쩍 넘어 최대 9%까지 거론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에 1년 전 바닥을 찍었던 중국 경제가 거침없이 몸집을 불리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6일 “1분기 GDP가 24조9,300억 위안(약 4,100조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8.3% 증가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19%), 블룸버그통신(18.5%), 차이신(19%)의 전망에 육박하는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성장률을 8.4%로 예상했다.

2019년 이후 중국 분기별 성장률. 그래픽=송정근기자

2019년 이후 중국 분기별 성장률. 그래픽=송정근기자

성장률이 치솟은 가장 큰 요인은 ‘기저효과’다. 지난해 1분기 사상 최저인 -6.8%로 추락한 탓에 올해는 기준점이 낮아 경제가 상대적으로 더 팽창한 듯 보인다는 것이다. 중국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이에 국가통계국은 “2019년 1분기와 비교하면 성장률이 10.3%로 줄어든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4분기 GDP 증가율은 각각 3.2%, 4.9%, 6.5%로 계속 상승하다 이번에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이 같은 기저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중국 경제의 다양한 강점이 고성장을 뒷받침했다. 방역 성과를 기반으로 빠르게 회복하며 주요 경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수출 호조와 강력한 내수가 경제를 ‘쌍끌이’로 견인했다. 화물수출은 전년 대비 38.9%, 수입은 19.3% 늘어 무역흑자가 7,593억 위안(약 130조 원)에 달해 증가세가 뚜렷했다. 사회소비품은 33.9%, 온라인 소매판매는 지난해보다 29.9% 각각 늘었다.

로이터는 “중국 경제 회복은 수출의 힘에서 시작됐다”며 “일부 도시의 산발적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소비 역시 꾸준히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블룸버그는 “백신 공급 이후 세계 경제 성장과 수요 증가에 따른 이익을 중국이 누리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코로나19로 경제가 대부분 멈춰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기에는 수치가 왜곡됐다”고 일침을 놓았다.

리커창(오른쪽 두 번째) 중국 총리가 지난해 6월 산둥성 옌타이의 구시가지를 시찰하면서 노점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옌타이=신화 뉴시스

리커창(오른쪽 두 번째) 중국 총리가 지난해 6월 산둥성 옌타이의 구시가지를 시찰하면서 노점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옌타이=신화 뉴시스

생산과 투자도 중국 경제에 순풍으로 작용했다. 1분기 산업생산과 하이테크산업투자, 고정자산투자는 각각 전년 대비 24.5%, 37.3%, 25.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째 50을 넘어 확장국면을 나타내고 있다. 도시 실업률은 2월 5.5%에서 3월 5.3%로 0.2%포인트 낮아져 고용여건도 호전되는 추세다.

안팎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요인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9일 “경제가 안정적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지난해와 수치 비교가 어렵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국제 환경이 복잡하고 엄중하다”고 지적했다. 국가통계국도 이날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한 데다 국내 경제 회복 기반이 아직은 공고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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