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정상회담서 '한일 관계' 다룬다

입력
2021.04.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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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 강화 위해 '한일 관계 개선' 주문할 듯

정상회담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FP 연합뉴스

정상회담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FP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만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최근 더욱 더 악화한 한일관계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15일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미일 정상회담에서 악화된 한일 관계가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 전했다. 이 당국자는 “양국 관계가 현재 수준까지 추락하는 것을 지켜보는 게 걱정스럽다”며 “심지어 고통스러울 정도”라고까지 표현했다. 또 “한일 간 정치적 긴장이 고조돼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모든 노력을 실질적으로 저해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스가 총리와 이 문제를 더욱 구체적으로 논의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미 당국자가 한일 관계 문제를 언급한 건 미일 간 공통 관심사인 쿼드(Quadㆍ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때문이다. 미일 양국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차기 쿼드 회담 계획도 발표한다.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쿼드에 참여한 3개국 외에 한국까지 더해서 공동의 노력에 박차를 가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연합 전선’을 펴기 위해선 중국에 발 묶인 한국과 일본의 경제, 냉랭한 한일 관계 등을 감안한 균형 있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악화일로인 한일 관계를 동맹 강화에 걸림돌로 여기고 있는 미국이 일본에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주문할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상황은 미국의 바람과 달리 더 나빠지고 있다. 이날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이달 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가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3자 회담을 계기로 한일 양자 외교장관 회담도 추진했으나 이 또한 불투명해졌다. 신문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 원전 처리수(일본 정부 명칭ㆍ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한국 정부가 강하게 비판해 한일 관계 개선 여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일 관계 악화가 길어지면서 외교장관 수준의 협의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장관이 2월 취임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전화 통화 등의 회담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사실을 지적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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